G20 회의 참석 안하는데 남아공 가는 이창용…CGFS가 뭐길래 [강진규의 BOK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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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2.24 21:00 수정2025.02.24 21:00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오는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으로 출국한다. 이곳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하지 않기로 한 이 총재가 뒤늦게 남아공까지 24시간의 비행을 떠나는 것이다.

24일 한국은행은 이 총재가 케이프타운에서 열리는 국제결제은행(BIS) 총재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5일 출국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25일 오전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한 후 같은 날 늦은 밤 출국한다. 케이프타운에서 BIS가 개최하는 세계경제회의, 전체총재회의, 아시아지역협의회에 참석해 최근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 상황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BIS 회의는 같은 곳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이어 개최된다. 앞선 G20 회의에는 이 총재가 참석하지 않았다.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금리를 결정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권민수 국제담당 부총재보가 대신 참석했다.

G20 회의를 가지 않은 이 총재가 BIS 회의에는 참석하는 것은 그가 BIS의 핵심 기구인 글로벌금융시스템위원회(CGFS) 의장이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케이프타운 현지에서 CGFS 회의를 열고 글로벌 금융 현안과 관련한 토론을 주재할 예정이다.

CGFS는 BIS 총재회의의 최고위급 핵심 협의체로, 금융시스템 이슈에 대한 모니터링과 분석을 통해 적절한 정책방안을 권고하는 위원회다. BIS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균형 누적을 경고했고, 이후 국가별 양적완화 논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에는 중앙은행간 정책공조를 통해 자산가격 급락, 금융기관 유동성 위기 등의 금융불안을 해소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리콘밸리은행(SVB)와 크레디트스위스(CS)의 파산 등 은행 부문 위기 대응을 위해 긴급회의가 소집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지난 2023년 11월부터 CGFS 의장을 맡고 있다. 비기축통화국 총재가 의장이 된 것은 이 총재가 처음이다.

이 위원회는 1971년 유로화 상설위원회로 출발했지만 1990년대 말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금융안정과 금융시장 구조변화 대응을 위한 위원회로 확대·개편됐다. 1999년 현재의 이름(CGFS)으로 위원회명을 바꾸고, BIS 내부 직원이 맡던 위원장을 각국 중앙은행에서 맡는 것으로 변경했다.

초기에는 일본은행(BOJ) 부총재, 미국 중앙은행(Fed) 부의장 등이 의장을 맡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총재급으로 격상됐다. 마크 카니 캐나다중앙은행 총재(2010~2012),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2012~2018), 필립 로우 호주중앙은행 총재(2018~2023) 등이 의장을 맡아왔다. 한국은 2001년 옵저버 자격으로 참석하기 시작했고, 2009년 11월부터 정식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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