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해상풍력산업 육성 기대로 관련 주식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해상풍력 집적화 단지를 짓겠다는 청사진이 나온 상황에서 유력 대선 후보가 친환경 에너지산업 지원 공약을 내놓으며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이터닉스 주가는 최근 한 달간 28.11% 올랐다. SK이터닉스는 풍력·태양광 사업을 영위하는 SK그룹의 에너지 자회사다. 해상풍력 관련주로 함께 묶이는 대명에너지(23.47%), 유니슨(61%) 등도 같은 기간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지난 22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남 신안에 아시아·태평양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 집적화 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2033년까지 19조원을 들여 신안 해역에 해상풍력 10개 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예상 발전량은 3.2GW(기가와트)다. 대형 원전 3기와 맞먹는 수준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발표한 친환경 공약도 주가를 띄웠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정책에서 “2030년까지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를 건설하겠다”며 “20GW 규모의 남서해안 해상풍력을 해상 전력망을 통해 주요 산업지대로 송전하고, 전국에 RE100 산업단지를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어 “2040년 완공을 목표로 ‘U’자형 한반도 에너지고속도로 건설을 시작해 한반도 전역에 해상망을 구축하겠다”며 “이 프로젝트로 호남과 영남의 전력망을 잇고 동해안의 해상풍력까지 연결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에너지 패러다임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도 해상풍력산업의 전망을 낙관했다. 해상풍력 에너지 확대에 정권을 초월한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판단에서다. 안주원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해상풍력 확대에 일관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해상풍력은 GW당 6조~7조원이 투입되는 사업이어서 정부의 적극적 지원 없이는 활성화될 수 없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명에너지, SK이터닉스, SK오션플랜트 등 국내 해상풍력 시장에 노출된 모든 기업이 수혜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2030년까지 해상풍력 발전 설비 용량을 14.3GW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용량(0.125GW)의 100배가 넘는 규모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