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경기, 정말 괜찮은가…국제축구선수협회, FIFA에 북중미월드컵 ‘정오 킥오프’ 중단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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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 주드 벨링엄(오른쪽)이 파추카와 클럽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도중 얼굴에 물을 끼얹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출처|FIFPro 홈페이지

레알 마드리드 주드 벨링엄(오른쪽)이 파추카와 클럽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도중 얼굴에 물을 끼얹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출처|FIFPro 홈페이지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가 국제축구연맹(FIFA)에 2026북중미월드컵 일부 개최 도시에서 정오 및 오후 경기 일정 계획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FIFPRO는 캔자스시티와 마이애미(미국), 몬테레이(멕시코)를 고온 위험 지역으로 지목하며, 해당 시간대에 경기를 치를 경우 선수들이 열사병 등 심각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FIFPRO는 미국 내 애틀랜타, 댈러스, 휴스턴도 극심한 고온 및 습도의 위험이 크지만, 이들 도시는 개폐식 지붕과 냉방 시스템을 갖춘 경기장이 있어 상대적으로 리스크 완화가 가능하다고 봤다. 이외에도 보스턴, 필라델피아, 과달라하라는 ‘매우 높은 위험’, 로스앤젤레스와 뉴욕/뉴저지는 ‘높은 위험’, 샌프란시스코와 밴쿠버만이 ‘낮은 위험’으로 분류됐다. 현재 미국의 이상기후 때문에 폭염 지역은 체감온도가 40도를 웃돌기도 한다.

FIFPRO는 이번 여름 미국에서 열린 클럽월드컵 경기 사례를 근거로 들며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낮 12시에 킥오프가 진행된 첼시-에스페랑스, 파리 생제르맹-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경기는 고온 환경에서 치러져 경기력 저하와 선수 건강 문제를 야기했다고 주장했다. FIFPRO는 해당 경기를 “정오 경기의 위험성을 보여준 대표 사례”로 평가했다.

FIFPRO 의무국장 뱅상 구트바르주는 “기후 데이터를 보면 마이애미, 올랜도와 같은 남부 도시들은 장기간 고온 환경이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러한 지역에서의 정오 경기 강행은 선수 생명에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가능하다면 해당 도시들은 늦은 시간대 킥오프를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구트바르주는 더 효과적인 열사병 예방책으로 하프타임을 기존 15분에서 20분으로 연장하고, 경기 중 쿨링 브레이크를 짧게 자주 가져가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는 전·후반 30분과 75분에 3분간 진행되는 쿨링 브레이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FIFPRO 사무총장 알렉스 필립스는 “FIFA가 클럽월드컵 도중 일부 조언은 수용했지만, 경기 시간과 관련된 중요한 제안은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선수노조로서 공식적인 강제권은 없고, 논리와 압박을 통해 설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FIFA는 본선 조 추첨이 끝나는 오는 12월 이후 월드컵 경기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며, 그 전까지 FIFPRO와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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