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소형준이 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전에 선발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2023년 팔꿈치 인대 수술 이후 처음 풀타임 선발로 나선 소형준은 올 시즌 10승에도 도전할 수 있을 만큼 씽씽한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KT 위즈 소형준(24)이 3년 만의 두 자릿수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소형준은 9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무4사구 1실점 역투로 시즌 9승(6패)을 올렸다. 그는 투구수 79개로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작성했다. 효율적인 투구에는 공격적인 투구로 이닝당 투구수를 절약한 게 주효했다. 17개를 던진 4회초를 제외하면 이닝당 투구수는 모두 15개 이하로 적었다.
소형준은 올 시즌 24경기에서 평균자책점(ERA) 3.18, 이닝당출루허용(WHIP) 1.23의 수준급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효율적인 투구 덕에 선발 경기당 이닝 수도 6.11이닝(리그 5위·국내 2위)으로 많다. 그로 인해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스포츠투아이 기준)은 3.73(리그 9위·국내 3위)에 이른다. 이는 리그의 평균적인 투수들보다 팀에 3승 이상을 더 안겼다는 의미다.
소형준의 활약에는 KT의 체계적인 관리가 단단히 한몫했다. 소형준이 풀타임 선발로 나선 건 2023년 팔꿈치 인대 수술 이후 처음이다. KT는 그의 선발 복귀를 2년 전부터 철저히 계획했다. 지난해 9월 복귀 후 곧바로 선발로 투입하지 않은 것도 실전 감각을 살리되 팔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였다. 선발로 복귀한 올 시즌 130이닝 안팎의 제한을 둔 것 역시 재발을 막기 위한 KT의 계획이었다.
제춘모 KT 투수코치가 4월 25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전 도중 이날 6이닝 10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성공적인 선발 복귀를 알린 소형준을 끌어안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소형준의 재활을 함께한 제춘모 투수코치는 현역 시절 팔꿈치 수술로 얻은 교훈과 스스로 터득한 관리 노하우를 쏟아 부었다. 숱한 팔꿈치 수술을 경험한 전병두 불펜코치가 그를 도왔다. 제 코치는 지난해 1월 구단의 투수 육성·재활 프로그램에 참여한 소형준을 직접 관리하려고 필리핀행 비행기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복귀 초반부터 투구 강도의 강약 조절에 깊게 관여했다. 이강철 KT 감독도 “팔꿈치 수술에 관해선 제 코치만의 경험과 노하우가 있다. (소)형준이의 재활에 대해선 제 코치에게 물으라”며 신뢰를 보낼 정도다.
제 코치는 “지나치게 돌다리를 두드리듯 조심스러워만 하면 정작 예년처럼 강한 공을 던져야 할 본 경기에선 불안감에 시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형준이가 불안감을 떨칠 수 있게 곁에서 투구 강도를 조절하고, 팔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적절한 계획을 세운 것”이라고 덧붙였다.
잔여경기 등판 계획도 현재 소형준의 관리 상황에 맞게 짜였다. KT는 소형준이 선발등판하면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거나 최소 열흘 이상의 휴식을 부여한다. 소형준은 “이 계획대로 등판한 뒤에는 충분한 휴식을 갖고 던진 느낌이 들었다. 투구 컨디션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공에 힘도 더 좋았다”고 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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