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EU에 30% 관세 경고…‘스태그플레이션’ 현실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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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8월 1일부터 EU에 30% 관세 등 전방위적 고율 관세 부과 예고
공급망 혼란·물가 자극 우려 커져…연준, 경기 대응 ‘딜레마’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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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에 대한 30%의 관세 부과 등 무역전쟁이 격화하며, 경기 침체 속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충격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경고가 커지고 있다.

14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두 자릿수 관세율을 담은 서한을 각 국에 통보한 가운데, 예고대로 8월1일부터 관세가 적용된다면 소비자와 기업 모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에는 25%의 관세 부과를 통보한 데 이어 EU와 멕시코에 30%, 캐나다에 3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전달했다. 서한을 받지 못한 대부분의 국가에는 15% 또는 20%의 관세를 일괄적으로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국과 EU는 서로의 최대 무역 파트너인 만큼, 30%의 고율 관세는 공급망에 심각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는 대서양 양쪽의 기업과 소비자, 환자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는 공급망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지난 4월 발표됐지만, 이후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전반적으로 견조한 경제 흐름이 이어졌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증시 상승과 연방 재정 수입 증가를 근거로 관세 정책으로 인한 경기 침체는 과장된 것이라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데이터상 부정적 영향을 나타나지 않았다”며 “외국 생산자들이 관세 비용을 부담할 것”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백악관은 해외 공급업체들이 미국 시장을 잃지 않기 위해 관세를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로 인한 인플레 본격화…연준 금리 결정 ‘딜레마’

관세 정책이 당장의 경기 흐름에 큰 충격을 주지 않은 것은, 많은 기업들이 관세 적용에 앞서 미리 재고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관세 부담이 반영된 가격 인상을 자제하거나, 소비 위축을 우려해 일부 비용을 자체적으로 흡수해 왔다. 그 결과 최근 몇 달간 인플레이션 압력은 비교적 완화된 상태였다.

다만 15일 발표되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에 따르면 관세 영향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많은 경제학자들 역시 관세가 아직 본격적으로 시행되지 않은 만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온전히 드러나지 않았고 인플레이션 우려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글로벌데이터 TS 롬바드의 스티븐 블리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관세는 결국 기업 이익에 대한 세금”이라며 “재고가 소진되면 기업은 높은 가격으로 수입해야 하고, 소비자에게 가격을 전가하거나 비용 절감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라이언 스위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업이 관세 비용을 흡수하더라도 경제는 관세로 인해 피해를 입을 것”이라며 “기업들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인력 감축이나 근무 시간 단축을 선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관세 수준은 약 20%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4월 도입하려 했던 수준보다 낮지만, 최근 예상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또 EU가 관세율을 낮추기 위한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이 반영된 수치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관세가 실제 발효되면, 올여름 미국 경제에 큰 충격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관세 시행 시점이 8월로 미뤄지면서 연준이 전망하는 경기 침체 시점도 유동적으로 조정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연준이 9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측하지만, 일부는 12월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네이션와이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캐시 보스잔식은 “관세 인상은 연준의 금리 정책 결정에 더욱 복잡한 과제를 안길 것”이라며 “연준은 관세로 인한 일시적 물가 상승과 경기·고용시장 둔화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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