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육부, 명문여대 스미스 대상
차별금지법 위반 여부 민권조사 착수
여대 의미 상실 vs 다양성 수호해야
대학으로 번지는 젠더 권리 논쟁
미국 교육부가 트랜스젠더 학생의 입학을 허용한 매사추세츠주 노샘프턴의 명문 여자대학 스미스 대학(Smith College)을 상대로 차별 금지법 위반 여부를 묻는 민권 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조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트랜스젠더 학생의 권리를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대학 입학’ 영역으로 확대한 첫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미 행정부는 주로 트랜스젠더 여성의 여성 스포츠 경기 참여나 여성 전용 화장실 사용을 허용하는 정책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이번 스미스 대학 조사를 통해, 트랜스젠더 여성을 여대에 입학시키고 화장실, 기숙사, 라커룸 등 ‘여성 전용’ 공간에 접근하도록 하는 것이 여성의 민권을 침해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킴벌리 리치 교육부 민권 담당 차관보는 성명을 통해 “생물학적 남성의 입학을 허용한다면 여성 전용 대학은 그 모든 의미를 잃게 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여성을 위해 설계된 공간에 생물학적 남성을 허용하는 것은 사생활 보호, 공정성 및 연방법 준수에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법을 수호하고 상식을 회복하기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스미스 대학 측은 조사가 진행 중임을 인정하면서도 “민권법 준수를 포함해 우리 대학이 추구하는 제도적 가치에 전적으로 헌신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번 조사는 최근 몇 년간 스스로를 여성이나 논바이너리로 정체화한 지원자에게 문호를 넓혀 온 다른 여성 대학들까지 행정부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약 10년 전 트랜스젠더 학생을 환영하는 방향으로 입학 정책을 개정한 린 파스쿠아렐라 전 마운트 홀리요크 대학 총장은 이번 교육부 조사가 트랜스젠더 학생들의 지원을 막는 ‘위축 효과 ’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 문제는 소수의 사람들에게 매우 깊은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며 “트랜스젠더 학생들에게 불확실성을 조성하고 대학 지원을 단념하게 만들 것이며, 이는 진정한 손실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1960년대 중반 281개에 달했던 미국 내 여대들은 남녀공학 전환 등의 이유로 급격한 감소세를 겪었으며, 현재는 스미스 대학을 포함해 약 30곳만이 남아있다. 줄리아 차일드, 실비아 플라스, 글로리아 스타이넘 등 저명한 동문을 배출한 스미스 대학은 여성 리더십의 산실로 자리매김해 왔다.
시대적 규범에 대한 대응으로 탄생했던 여대들은 현대 사회의 변화에도 적응해 왔다. 약 2500명의 학생이 재학 중인 스미스 대학은 2013년 서류상 성별 불일치를 이유로 트랜스젠더 지원자의 입학을 거부해 큰 논란이 일자, 2015년부터 이들의 입학을 전격 허용해 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트랜스젠더 권리 보호 조치 축소를 주요 국정과제로 삼고 있다. 교육부는 트랜스젠더 학생에게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 여성 보호 및 차별 금지법에 위배될 수 있다며 현재까지 40건 이상의 교육기관 조사를 벌여왔다. 이전 행정부에서 체결된 민권 합의를 파기하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트랜스젠더 선수의 학교 스포츠 참여를 허용하는 캘리포니아와 미네소타의 주 교육부 및 고등학교 체육 협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강경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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