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연예술의 상징인 케네디센터 이름을 ‘트럼프케네디센터’로 변경하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계획이 법원에서 막혔다.
지난 29일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은 ‘케네디센터 이름이 연방법으로 정해져 있어 의회 입법 없이 바꿀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에 센터는 14일 내에 모든 건물과 공식 자료에서 트럼프 대통령 이름을 지워야 한다. 담당 판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설 보수를 이유로 추진한 2년간의 센터 폐쇄 결정도 일시 중단시켰다. 이사회 검토와 절차가 부실했다는 이유에서다.
판결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SNS를 통해 의회에 센터 운영권을 통째로 넘기겠다고 밝혔다. 1년 넘게 공들인 트럼프케네디센터 만들기에서 발을 빼는 것이다. 그는 판사에게 “부끄러운 줄 알라”고 비난하며 “내가 가장 잘하는 일(케네디센터를 되살리는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없다면 가망 없는 여정을 계속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케네디센터가 ‘정치적 올바름(PC)’을 중심에 놓고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며 비판하고 전면 손질에 나섰다. 직접 이사회 의장에 올라 공연 프로그램을 결정하는 등 센터 정치색이 짙어지자 뮤지컬 ‘해밀턴’이 항의성으로 공연을 취소하는 등 예술가의 반발이 잇따랐다.
트럼프 대통령과 문화계 사이 잡음도 이어지고 있다. 이달 말 미국 건국 25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프리덤 250’ 콘서트가 트럼프 대통령 주도 행사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래퍼 영 MC 등 출연 가수는 줄줄이 불참을 선언했다.
김미리 기자 mirimi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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