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 '쿼드(Quad)'가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외교장관 회의를 열고 희토류 등 핵심 광물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자 '핵심 광물 이니셔티브'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이날 4개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특정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산업을 경제적 강압, 가격 조작, 공급망 교란에 노출시키고 우리 경제나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한다"며 "이러한 도전에 맞서기 위해 오늘 '쿼드 핵심 광물 이니셔티브'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우리는 핵심 광물에 대한 주요 공급망의 갑작스러운 위축과 신뢰성 저하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이날 모두발언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공급망 다각화에 대해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실질적인 진전을 원한다"며 기대감을 표명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은 자국이 압도적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희토류 수출규제로 대응해왔다.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중요 광물의 개발·생산부터 공급망 구축까지 구체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해나가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날 4개국 장관은 중국을 명시하지 않았으나 사실상 중국을 겨냥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위험하고 도발적인 행동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과 이와야 외무상은 중국을 견제하는 표현인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에 쿼드가 초점을 맞추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쿼드는 트럼프 행정부 1기 때인 2020년 사실상 '중국 견제'를 위해 출범했다.
한편 이날 4개국 장관은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을 규탄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했다. 공동성명에서 이들은 "북한이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해 탄도미사일 발사와 핵무기 개발을 지속하는 행위를 규탄한다"면서 "우리는 관련 결의에 따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약속을 재확인하며 북한이 모든 의무를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의 악의적인 사이버 공격과 가상화폐 절도, 해외 파견 노동자를 활용한 불법무기 개발 자금조달 등에도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모든 유엔 회원국이 무기와 관련 물자의 북한 이전이나 조달 금지 등 관련 제재를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 회의에서는 인도의 요청으로 지난 5월 카슈미르 지역에서 발생한 힌두교 민간인 사망사건에 대해 규탄하고 이 사건 책임자들이 "지체 없는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란과 이스라엘 충돌이나 우크라이나 전쟁은 공동성명에서 언급되지 않았다.
[신윤재 기자 / 최현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