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스페이스X 우주선, 멸종위기 거북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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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각시바다거북. 코니비오 글로벌

캠프각시바다거북. 코니비오 글로벌

“멸종 위기에 처한 거북이들이 플라스틱 조각, 고무 같은 로켓 잔해와 살고 있다.”

멕시코 지역 환경·동물보호 단체가 미국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의 화성 탐사용 초대형 우주선 ‘스타십’의 폭발 잔해물로 멸종위기종 거북이 위험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멕시코 정부는 스페이스X에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스페이스X의 시험 발사 과정에서 연이은 폭발 사고로 스타십 안정성에 의문이 제기된 가운데, 환경 피해까지 논란이 커지고 있다.

2일(현지 시간) 멕시코 비정부기구(NGO)인 코니비오 글로벌은 “스타십 폭발 잔해물로 인한 멸종위기종 피해 상황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CNN 등에 밝혔다. CNN에 따르면 이 단체는 지난해 11월부터 멕시코 북동부에 위치한 타마울리파스주 북부 바그다드 해변에서 스페이스X에서 떨어진 잔해물을 청소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스페이스X는 화성 탐사를 목표로 스타십 우주선을 개발 중이다. 또 타마울리파스주와 맞닿아 있는 미 남부 텍사스주 보카치카 해변 인근 스타베이스 발사장에서 관련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올 5월 스타십의 9번째 시험비행에 실패했고, 지난달 18일 10번째 시험 발사 도중에는 우주선이 폭발했다.

코니비오 글로벌 설립자이자 수의사인 헤수스 엘리아스 이바라는 “지난해 11월 스페이스X가 우주선을 발사할 때 로켓 부스터 하나가 멕시코만에 떨어지는 걸 봤고, 올 5월 로켓 발사에서는 더 많은 잔해가 떨어졌다”며 “이 쓰레기 중 일부는 해당 지역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인 캠프각시바다거북이 섭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캠프각시바다거북은 성체의 몸길이가 60~70㎝ 수준으로 바다거북 중 가장 체구가 작다. 대서양 서부와 멕시코만 일대에서 서식 중이다.

멕시코 북동부 타마울리파스주 북부 바그다드 해변에 떨어져 있는 ‘스타십’의 폭발 잔해물. 코니비오 글로벌

멕시코 북동부 타마울리파스주 북부 바그다드 해변에 떨어져 있는 ‘스타십’의 폭발 잔해물. 코니비오 글로벌

코니비오 글로벌은 당시 40㎞ 길이의 해안선 중 500m 주변에서 1t이 넘는 폐기물이 수거했다고 밝혔다. 대부분 스펀지 같은 플라스틱과 코르크 질감의 고무류, 스페이스X의 라벨이 붙은 알루미늄 조각, 플라스틱 완충 포장재 등이었다. 이바라는 또 “로켓과 연관된 진동이 거북알 부화를 막았다”며 “바닷가 모래가 뭉쳐지면서 결국 깨어나지 못한 새끼 거북이 최소 300마리에 이른다”고 했다.

멕시코 정부도 환경 오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에서 “국경 근처에서의 로켓 발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건에 대해 국제법 틀 내에서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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