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임해야” 또 압박…파월 “관세 아니면 금리 내렸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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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제롬 파월 연준 의장.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제롬 파월 연준 의장.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상대로 또 사퇴 압박을 가했다. 파월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아니었다면 금리를 인하했을 것이라고 반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너무 늦은(Too Late)’ (파월은) 즉시 사임해야 한다”고 쓰며 빌 풀테 연방주택금융청(FHFA) 이사가 의회에 파월 의장에 대한 조사를 촉구한 내용의 기사를 공유했다. 공유된 기사는 파월 의장이 지난달 26일 은행·주택·도시문제위원회의 반기 통화정책 보고 청문회에 출석해서 한 증언 도중에 거짓말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기사다. 금리 인하를 줄기차게 요구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화답하지 않는 파월 의장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사임을 촉구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파월에 대한 사임 압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 4월에는 “파월 임기는 빨리 종료되어야 한다. 내가 그의 사임을 원하면 그는 매우 빨리 물러날 것”이라고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미스터 투 레이트(Mr. Too Late·의사 결정이 매우 느린 남자)’ 등이라고 지칭하며 “(높은 금리로 인한 국채 상환 비용 증가로) 수천억 달러를 잃고 있다”며 금리 인하를 직접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에도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금리를 4번 연속 동결했다. 파월이 금리를 동결한 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으로 물가 인상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1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주최 행사에 참석해 “관세 규모와 결과로 인플레이션 전망이 상당히 올라간 것을 보고 (금리인하 결정을) 보류했다”고 했다. 파월 의장은 이어 “미국 경제가 견조한 상태를 유지하는 이상 기다리면서 관세 영향을 지켜보는 게 신중한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이날 발언을 두고 파월이 미국 경기 부진으로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결국 금리인하가 지연되고 있는 원인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이라는 뜻을 내비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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