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하이엔드 디자인 가구의 우아함을 대표하는 선도적 브랜드입니다.”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플렉스폼(Flexform)’에서 가족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줄리아노 갈림베르티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방한해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며 이같이 말했다. 플렉스폼을 잘 모르는 소비자에게 한 줄로 설명해달라고 하자 답한 내용이다.
갈림베르티 CEO는 “일단 앉아보라”며 소파 품질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전 세계에서 최초로 올해 신제품을 한국에 선보인 것을 기념해 방한한 그는 “모든 제작 과정에서 최고 완성도를 추구하는 것이 플렉스폼의 자부심”이라고 강조했다. 가죽, 나무, 금속, 대리석 등의 소재도 가장 엄격한 기준으로 고른다. 그는 “디자이너마다 최고급 소재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시대를 초월하는 스타일과 내구성을 추구한다”고 덧붙였다.
1959년 이탈리아 북부 브리안차에서 갈림베르티 가문이 설립한 플렉스폼은 모던하고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장인이 공들여 만든 가구들은 ‘메이드 인 이탈리아’를 고집하며 90여 개국에 판매되고 있다.
특히 깊숙이 앉을 수 있는 122㎝ 폭의 소파를 처음 제작한 브랜드가 바로 플렉스폼이다. 기존에는 90~100㎝ 깊이였는데 이를 더 깊게 바꿔 몸 전체를 소파에 푹 기댈 수 있도록 패러다임을 바꾼 것이다. 이 제품은 2001년 출시한 ‘그라운드피스 소파’로, 유명 디자이너인 안토니오 치테리오가 제작했다. 지금도 이 소파는 122㎝, 97㎝ 등 두 가지 크기로 나온다. 전 세계 불가리 호텔과 밀라노의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생모리츠의 바드루트 호텔 등에서 이 소파를 쓴다. 건축적 구조, 깔끔한 라인, 어느 공간에나 어울리는 모던한 색감, 최고급 소재, 장인의 꼼꼼한 마감 등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플렉스폼은 무던하고 꾸준하게 ‘타임리스 디자인’을 강조한다. 특정 인테리어 트렌드에 흔들리지 않고 ‘언제 어디에나 잘 어울리는 우아한 가구’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소재, 색상 등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거의 맞춤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격이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까지 간다.
갈림베르티 CEO는 “특정 국가별로 타깃 제품을 내놓지는 않지만 장인 정신의 가치를 이해하는 소비자를 주요 대상으로 한다”며 “다만 시장별 문화 차이를 존중해 플래그십스토어를 구성하고 현지 파트너 의견을 존중해 마케팅 전략을 짠다”고 설명했다.
한국 시장에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한국 소비자는 정교함과 장인 정신의 이해도가 깊고 세련된 취향을 지녔다”며 “지정학적으로나 트렌드에 민감한 시장으로서도 한국의 중요성이 크다”고 말했다.
럭셔리 가구 시장 전망도 밝혔다. 갈림베르티 CEO는 “앞으로는 고급 시장과 중저가 시장 간 격차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소수 글로벌 브랜드가 전 세계 부유층을 겨냥하는 경쟁이 매우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그가 생각하는 ‘이상적 거실’은 무엇일까. 갈림베르티 CEO는 “대형 모듈 소파를 중심으로 주변에 암체어, 커피 테이블 등을 배치해 기능적으로 완벽하고 심미적으로 따뜻한 거실이야말로 최고의 쉼터”라며 “이상적 거실을 구현하기 위한 출발은 완벽한 소파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고의 디자인을 위해 계속해서 ‘뺄셈’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타임리스 디자인을 완성하기 위해선 과도한 디자인을 배제하는 과정이 필수”라며 “형태, 비율, 디테일, 소재 등 모든 면에서 과하지 않게 절제하면서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조용한 럭셔리’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플렉스폼은 ‘라운지스케이프 소파’ 등 올해 신제품을 전 세계에서 최초로 한국에 선보였다. 하이엔드 가구 기업 ‘인피니’를 통해서다. 인피니는 1989년부터 글로벌 럭셔리 가구를 수입 판매해온 회사로 서울 청담동에서 플래그십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플렉스폼뿐 아니라 바이스프링, 델크루컬렉션, 갈로티&라디체 등의 제품도 판매한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