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청소년 5명 중 2명 이상이 스마트폰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고, 그 정도도 점점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폰 과의존 청소년에게 '치아 손상' 발생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금까지 스마트폰 과의존에 따른 건강 문제는 안구건조증이나 시력 저하, 거북목증후군, 수면 부족, 손·어깨 통증 등이었다.
28일 경희대치과병원 소아치과 연구팀(채용권·남옥형·이효설·최성철 교수, 류성원 전공의)에 따르면 2023년 한국청소년건강행태조사(KYRBS)에 참여한 전국 중고생 5만2875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청소년기 스마트폰 과다 사용이 외상성 치아 손상(파절)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절은 외부 충격으로 인해 치아 일부가 깨지는 것을 말한다.
연구팀이 청소년들의 성별, 스마트폰 사용 시간, 운동 빈도, 경제·사회적 배경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길수록 치아 파절을 경험한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에 따라 총 4개 그룹으로 나눴을 때 치아 파절 경험률은 사용 시간이 가장 짧은 그룹(하루 평균 2시간 4분 미만)에서 9.3%였지만 사용 시간이 가장 긴 그룹(하루 평균 8시간 9분 초과)은 13.6%로 1.5 배가량 많았다.
연구팀은 "스마트폰 사용 시간과 치아 파절 사이에 이런 연관성이 관찰되는 것은 스마트폰 과의존으로 인한 낙상이나 충돌 등 외상 사고가 그만큼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특히 청소년의 경우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산만함이 심해 넘어지거나 부딪히는 과정에서 치아 파절과 같은 신체적 손상으로 이어질 위험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의 남옥형 교수는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이 집중력 저하나 정서적인 문제를 넘어 시각적, 청각적 주의력에 영향을 미쳐 낙상, 충돌 등의 외상 사고로 인한 치아 파절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청소년기에 발생한 치아 파절은 성장기에 저작 기능 약화 등 구강건강에 장기적으로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외상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청소년기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고 건강한 사용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소아치과학술지(International Journal of Paediatric Dentistry)' 최신 호에 실렸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