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제미나이 활용한 이란 해커들…사이버 공세 고도화

1 hour ago 2

악성코드 개발·피싱 공격 자동화
美·이스라엘 상대 사이버전 강화
제재 속 자체 AI 플랫폼 구축 나서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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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 이후 군사적 압박이 커진 가운데, 이란이 서방의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사이버 전력을 빠르게 고도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이란 해커들이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제미나이 등 미국산 AI 모델을 활용해 악성 소프트웨어 개발, 피싱 메시지 작성, 허위 신원 생성 등을 수행하며 미국과 이스라엘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란 해커들은 공격 전 과정에서 AI 프롬프트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한 대형 보안업체의 사이버 분석가는 FT에 “이란 측이 전 과정에 걸쳐 AI 프롬프트를 사용하고 있다는 징후가 보인다”며 “AI는 공격자들의 역량을 높이는 데 분명히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AI는 자연스러운 외국어 구사와 장기간 신뢰 형성이 필요한 피싱 공격에서 큰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과거에는 공격자가 수주 동안 특정 국가 출신인 것처럼 행동하며 목표물과 관계를 구축해야 했지만, AI는 이러한 작업을 자동화하고 정교화할 수 있다.

이스라엘 사이버 보안업체 체크포인트(Check Point)의 길 메시 수석 연구원은 “모든 과정이 자동화되고 있다”며 “이란은 작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가능한 모든 AI 도구를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실제로 구글은 올해 초 이란 정부 지원 해킹 조직으로 알려진 APT42가 제미나이를 이용해 피싱 캠페인 작성과 방산 전문가·기관 정찰 등에 활용한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APT42는 제미나이를 활용해 사회공학 공격 자료를 작성하고, 미국의 F-35 전투기 전파 교란 관련 정보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 역시 이란 연계 해커들의 서비스 악용 시도를 지속적으로 적발해 차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회사 측은 현재의 생성형 AI 모델이 새로운 공격 능력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번역·코드 분석·스크립트 작성 등을 지원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의 AI 활용은 사이버전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FT가 최근 5년간 이란 군사 전문 학술지에 실린 약 300편의 논문을 분석한 결과, AI를 전자전, 드론 유도, 수중 표적 탐지, 전장 지휘통제 시스템 등에 적용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AI를 활용해 전장 상황 분석과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있으며, 일부 공격 작전에서는 목표물 선정 과정에도 AI가 활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의 이란 군사 전문가 파르진 나디미는 “과거 구글 번역이 서방 군사 연구자료 접근성을 높였던 것처럼 생성형 AI 역시 이란의 기술 격차를 줄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미국 역시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의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과 AI 기업 앤트로픽의 생성형 AI 모델 ‘클로드(Claude)’ 등을 활용해 정보 분석과 작전 계획 수립, 실시간 전장 지원 등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 제재로 연구개발 여건이 제한된 이란은 여전히 미국과 이스라엘에 비해 기술적으로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AI가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전력을 증강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이란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란은 지난해 외부 인터넷과 단절되더라도 작동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AI 플랫폼 시험 운영에도 착수했다. 해당 시스템은 군사 연관성으로 서방 제재를 받고 있는 샤리프 공과대학교가 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이버 보안 기업 레코디드 퓨처의 알렉스 레슬리 선임 고문은 “이란의 AI 투자는 사실상 국가안보 현대화 프로그램”이라며 “경제 제재 극복과 전시 상황 대응 능력 강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 4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해당 플랫폼의 핵심 데이터센터와 샤리프 공과대학교의 AI 연구 시설 일부가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이미 확산된 AI 기술을 군사적으로 활용하는 흐름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길 메시는 “이란은 매우 정교한 국가 행위자”라며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필요한 자원을 지속적으로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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