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달리는 사무실로… 벤츠-MS ‘스마트 플랫폼’ 손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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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IT 융합 ‘모바일 오피스’ 가속
벤츠 운영체제-MS 협업툴 통합… “운전중에도 화상회의-업무 가능”
BMW-GM, 외부 IT기업과 협업… 현대차도 개방형 전략으로 도전

메르세데스벤츠가 마이크로소프트(MS) 협업 툴인 ‘팀스’가 적용되면 차량 내에서 어떤 서비스가 구현될지를 보여주는 콘셉트 이미지. 팀스가 적용된 차량 중앙 디스플레이에 연락처 목록과 함께 화상 회의 일정이 표시돼 있다. 사진 출처 메르세데스벤츠 홈페이지

메르세데스벤츠가 마이크로소프트(MS) 협업 툴인 ‘팀스’가 적용되면 차량 내에서 어떤 서비스가 구현될지를 보여주는 콘셉트 이미지. 팀스가 적용된 차량 중앙 디스플레이에 연락처 목록과 함께 화상 회의 일정이 표시돼 있다. 사진 출처 메르세데스벤츠 홈페이지
‘운전 중 차량 내장 카메라와 마이크로소프트 팀스 앱을 통해 화상 미팅에 참여한다. 미팅 뒤에는 노트북을 켜지 않고도 인공지능(AI) 업무비서에게 음성 명령을 내려 고객 정보 등을 검색하고, 다음 업무 일정을 관리한다.’

메르세데스벤츠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업해 위와 같이 차량을 ‘움직이는 오피스’로 탈바꿈시키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팬데믹 이후 원격·유연 근무가 확산하면서 이동 시간에도 업무를 처리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한 전략이다.

벤츠는 최근 CLA 세단 등 차세대 모델부터 자체 운영체제(MB.OS)에 MS의 협업 툴인 팀스를 통합해 차 안에서 화상회의를 할 수 있게 한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업무비서인 MS 365 코파일럿이 제공하는 음성 기반 이메일 요약, 일정 확인 기능도 함께 제공한다. 벤츠는 유럽과 미국에서 먼저 이 서비스가 탑재된 차량을 출시할 예정으로, 벤츠 측은 차량을 사무실과 홈오피스를 보완하는 ‘세 번째 업무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 스마트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자동차

벤츠가 글로벌 정보기술(IT) 공룡 MS와 손을 잡고 이 같은 첨단 기술을 선보이는 것은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업무와 엔터테인먼트, 정보 접근이 모두 가능한 ‘스마트 플랫폼’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벤츠 외에도 각 업체는 저마다의 보유 역량으로 자동차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자체 AI 기술 역량을 보유한 테슬라는 AI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중심 전략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모든 신차에 AI 챗봇 ‘그록(Grok)’을 탑재하겠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의 챗봇그록은 내비게이션, 음성 재생, 날씨 조회, 맞춤형 비서 기능 등 차량 내 사용자 경험 전반을 담당하게 된다. 테슬라는 ‘헤이 그록’이라는 음성만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호출어도 개발 중이다.

● 외부 협업으로 IT 기술과의 융합 나선 기업들

BMW와 제너럴모터스는 외부 IT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와 사용자 경험 혁신에 나섰다. BMW는 MS의 컴퓨터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를 기반으로 10배 빠른 차량 데이터 전송 시스템을 구축했다. GM은 엔비디아와 협력해 AI 기반 제조 공정 혁신과 차세대 차량 경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과 58억 달러(약 8조600억 원) 규모의 합작사를 설립해 전기차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또한 ‘개방형 혁신’에 방점을 찍고 엔비디아와의 인포테인먼트 공동 개발, 네이버와의 커넥티드 기술 협력, 삼성전자와의 AI 반도체 개발 등 다수의 국내외 IT 업체와 파트너십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이제 전기차 중심의 하드웨어 전환 단계를 넘어, AI 기반 사용자 경험과 네트워크 생태계 경쟁이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주권 확보, 플랫폼 표준 선점 등이 향후 모빌리티 주도권을 가를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각 업체가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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