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티난다" 칭찬 됐다…1시간 넘게 줄 서는 2030, 왜? [트렌드+]

8 hours ago 2

중국 '차지' 한국 상륙 3주 지나도 '90분' 웨이팅
조롱 아닌 밈으로 소비되는 '중티난다', 긍정 70%
왕홍체험·충칭 스냅까지…경험 콘텐츠된 '중티'
"단순 중국 호감은 아냐…소비 문화 변화 현상"

지난 8일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의 '차지 신촌점'에 웨이팅 줄이 길게 늘어섰다. 차지는 중국 프리미엄 밀크티 브랜드로 지난 4월 30일 한국에 상륙했다. 중국 고전 디자인이 드러난 패키지가 특징이다. /사진=박수빈 기자

지난 8일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의 '차지 신촌점'에 웨이팅 줄이 길게 늘어섰다. 차지는 중국 프리미엄 밀크티 브랜드로 지난 4월 30일 한국에 상륙했다. 중국 고전 디자인이 드러난 패키지가 특징이다. /사진=박수빈 기자

'중티난다'의 역습이다. 촌스럽다는 의미로 쓰이던 '중국스럽다'라는 표현이 '중티난다'라는 밈으로 재가공되면서 2030 사이에서 하나의 취향 코드가 되고 있다. 중국 특유의 과하고 화려한 감성을 즐기기 위해 소비자들은 매장 앞에 줄을 선다.

지난 19일 오후 1시30분 서울 서초구 ‘차지 강남플래그십점’. 점심시간이 지났지만 매장에는 주문이 357잔 밀려 있었다. 예상 대기 시간은 90분이었다. 같은 시간 용산 아이파크몰점은 148잔 준비 중이었고, 예상 대기 시간은 50분, 신촌점은 179잔, 60분이었다.

지난 19일 오후 1시30분 서울 서초구 ‘차지 강남플래그십점’. 점심시간이 지났지만 매장에는 주문이 357잔 밀려 있었다. 예상 대기 시간은 90분이었다. 웨이팅이 길어 대부분 손님들은 다른 곳에서 대기하다 앱 알림을 받으면 음료를 수령하러 왔다. /사진=박수빈 기자

지난 19일 오후 1시30분 서울 서초구 ‘차지 강남플래그십점’. 점심시간이 지났지만 매장에는 주문이 357잔 밀려 있었다. 예상 대기 시간은 90분이었다. 웨이팅이 길어 대부분 손님들은 다른 곳에서 대기하다 앱 알림을 받으면 음료를 수령하러 왔다. /사진=박수빈 기자

차지는 중국의 프리미엄 밀크티 브랜드다. 국내에서는 걸그룹 아이브 장원영이 해당 브랜드 음료를 마시고 감탄하는 모습이 온라인에서 확산하면서 일명 '장원영 밀크티'로 입소문을 탔다. 한국에 상륙한 지 3주가 지났지만 열기는 식지 않았다. 이날 매장을 찾은 최모씨(25·여성)은 "장원영이 마셔서 유명해진 것도 있지만, 지난해 상하이 여행 갔을 때부터 알고 있던 브랜드"라며 "중국 하면 화려함인데, 패키지에서 중국 특유의 고전미가 느껴져서 인증샷 찍기도 좋다"고 말했다.

조롱에서 취향으로…달라진 ‘중티’ 소비

연예인 박명수, 한가인이 유튜브 채널에서 '왕홍 체험' 콘텐츠를 찍고 있다. /사진=유튜브 계정 갈무리

연예인 박명수, 한가인이 유튜브 채널에서 '왕홍 체험' 콘텐츠를 찍고 있다. /사진=유튜브 계정 갈무리

조롱에 가까웠던 '중티난다'는 표현은 2030 사이에서 긍정적인 의미로 소비되고 있다. 소셜 데이터 플랫폼 썸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4월 21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중티'에 대한 긍정 언급량은 70.2%로 집계됐다. 부정은 23.1%에 그쳤다. 긍정 키워드는 주로 '좋다', '맛있다', '귀엽다', '예쁘다', '화려하다'가 나타났다.

언급량 자체도 늘었다. 같은 기간 '중티' 언급량은 전년 동기 대비 256.84% 증가했다. 직장인 이승연 씨(30)는 "중티난다라는 게 SNS에서 욕이 아니라 밈으로 쓰이다 보니 과한 중국 감성에 대한 거부감도 희석되는 느낌"이라며 "친구들끼리 장난스럽게 쓰다 보니 오히려 친숙하게 받아들이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온라인에서는 키치하고 화려한 중국 감성을 체험하는 콘텐츠가 놀이처럼 소비되고 있다. 중국 인플루언서 '왕홍'의 헤어, 메이크업, 의상을 입고 스냅 사진을 찍는 '왕홍 체험', 중국 틱톡 '도우인'에서 유행하는 중국인들의 메이크업을 따라 하는 '도우인 메이크업'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중국 충칭의 화려한 야경을 배경으로 오토바이를 타는 모습을 촬영하는 '오토바이 촬영 체험'과 고층 빌딩 외벽에 매달린 듯한 사진을 찍는 '충칭 빌딩 스냅'도 SNS에서 확산하고 있다. 짧고 강렬한 비주얼을 앞세운 '중티' 감성이 숏폼과 맞물리며 경험형 콘텐츠 소비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충칭에서 경험할 수 있는 '오토바이 촬영 체험'과 '충칭 빌딩 스냅'을 찍은 콘텐츠가 SNS에서 확산하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갈무리

중국 충칭에서 경험할 수 있는 '오토바이 촬영 체험'과 '충칭 빌딩 스냅'을 찍은 콘텐츠가 SNS에서 확산하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갈무리

“샤오홍슈·틱톡 타고”…커지는 中 트렌드 영향력

실제 중국 트렌드 영향력은 국내 소비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달 15일부터 20일까지 전국 만 13~69세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국 트렌드(C-트렌드) 관련 소비자 인식 및 경험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9.8%는 최근 중국 트렌드 이슈를 인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최근 1년 내 중국 서비스·제품을 이용해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도 71.1%에 달했다.

특히 틱톡, 샤오홍슈 등 중국 SNS 플랫폼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진 것도 영향을 끼쳤다. 조사에서 중국 쇼핑목, 제품, 서비스 이용 경험이 많은 고관여자의 53.7%가 중국 플랫폼이 트렌드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중국 플랫폼이 한국 MZ세대 문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 또한 고관여자 사이에서 56.5%로 나타났다. 특히 10대의 이용률이 높았다. 10대 응답자의 경우 중국 SNS·콘텐츠 플랫폼 이용률은 30%로 집계됐다.

소비자들은 중국 트렌드의 국내 시장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 전망했다.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64.8%는 '한국 소비 시장 내 중국 트렌드가 더 확대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47.2%는 '향후 한국에서 중국 브랜드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답했다. '중국 브랜드가 K-브랜드와 경쟁하는 주요 플레이어가 될 것'이라는 응답은 26%였다.

중국의 틱톡 '도우인'에서 유행한 메이크업인 '도우인 메이크업' 브랜드로 유명한 중국의 '플라워노즈'. 과한 화려함이 특징이다. /사진=플라워노즈

중국의 틱톡 '도우인'에서 유행한 메이크업인 '도우인 메이크업' 브랜드로 유명한 중국의 '플라워노즈'. 과한 화려함이 특징이다. /사진=플라워노즈

"단순 중국 호감 아냐…취향·실용 소비문화 변화"

전문가는 '중티' 소비가 단순히 중국에 대한 호감이 커졌다기보다 취향·실용 중심으로 변화한 소비문화와 맞닿아 있다고 분석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식 네온사인과 화려한 인테리어, 과한 음식 비주얼 등이 MZ세대 사이에서 촌스럽다기보다 콘텐츠감으로 소비되고 있다"며 "짧게 소비되는 SNS에서 화려하고 예쁜 비주얼이 특히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짚었다.

이어 이교수는 "최근 젊은 세대는 문화를 정치·국가 이미지보다 콘텐츠와 밈 자체로 소비하는 경향이 강해진 것 같다"며 "'중국스럽다'는 부정적 상징조차도 MZ세대의 놀이 문화 안에서 새로운 미학 코드로 재해석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치·이념에 대한 인식과 별개로 실제 소비는 감정적이고 즉흥적으로 이뤄지는 ‘이중 처리 이론’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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