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승용차 시장에서 민영 최대 기업 비야디(BYD)가 지난해 처음으로 독일 폭스바겐을 제치고 판매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중국 자동차 산업 주도권이 국영 기업에서 민간 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과거에는 정부가 외국 기술을 도입해 자동차 산업을 육성하는 전략을 추진했다면, 지금은 민간 대기업들이 성장하며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중국 국유 기업과 외국계 자본의 합자회사가 지배해왔던 중국 자동차 시장의 주역이 바뀌고 있다"며 "전기차 등 분야에서 힘을 모은 중국차의 영향력이 세계에서도 강해질 듯하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1980년대 말부터 외국 기술을 도입해 자동차 산업을 육성하는 전략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제일자동차그룹, 상하이자동차그룹, 둥펑자동차그룹 등 국영 기업이 폭스바겐, GM, 도요타 등과 협력해 시장 점유율을 늘렸다.
하지만 비야디, 저장지리자동차 등 민영 기업들이 거대한 자국 시장을 기반으로 자력 성장해 경쟁력을 키웠고 이제는 공격적으로 해외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이 국영 기업에서 민영 기업으로 이동하기 시작한 원동력은 기술 혁신이다. 중국 당국이 신에너지차(전기·수소·하이브리드차) 보급을 장려하면서 BYD, 지리자동차 등 민간 기업들은 신에너지차 개발에 집중했고 최근에는 샤오미 등 정보기술(IT) 기업들도 속속 자동차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을 포함한 중국의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36% 증가한 1286만대를 기록했다. 전체 신차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1%에 달했다.
반면 신에너지차 전환에 늦은 외국계 기업과 중국 국영 대기업들은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최근 실적 부진에 시달려온 충칭창안자동차와 둥펑자동차는 지난 9일 경영 통합을 발표하며 업계 재편을 예고했다.
거대 내수 시장에서 전기차 경쟁력을 키운 중국 민영 기업들은 해외 시장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신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