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 휴전 수용 예스-노로 답하라”… 젤렌스키 또 “트럼프 감사”

5 hours ago 4

美-우크라 ‘30일 임시휴전’ 동의
우크라, 美군사지원 중단에 달라져… 美주도 광물 협정 신속 타결 합의
트럼프 “푸틴 동의 가능성 75%”… 백악관 중동특사, 오늘 방러 논의
러 “우리가 결정… 평화유지군 반대”


공은 푸틴에… 우크라, 美에 탄약상자 그림 선물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30일간의 휴전’에 합의하면서 휴전 협상의 최종 타결 여부는 푸틴 대통령이 쥐게 됐다(위쪽 사진). 같은 날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왼쪽)이 제다에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오른쪽)에게 탄약 상자의 널빤지에 그려진 종교 성화를 선물하고 있다(아래쪽 사진). 모스크바=AP 뉴시스·사진 출처 시비하 장관 페이스북

공은 푸틴에… 우크라, 美에 탄약상자 그림 선물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30일간의 휴전’에 합의하면서 휴전 협상의 최종 타결 여부는 푸틴 대통령이 쥐게 됐다(위쪽 사진). 같은 날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왼쪽)이 제다에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오른쪽)에게 탄약 상자의 널빤지에 그려진 종교 성화를 선물하고 있다(아래쪽 사진). 모스크바=AP 뉴시스·사진 출처 시비하 장관 페이스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께 감사한다.”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11일(현지 시간)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30일 임시 휴전’에 합의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같은 날 소셜미디어 ‘X’에 이같이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을 추켜세웠다. 그는 지난달 28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과 이견을 보이며 강하게 대립했다. 하지만 4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및 정보 지원을 중단하며 압박 강도를 높이자 완전히 달라진 태도를 보이고 있다.

최근 전황이 우크라이나에 불리해졌다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8월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주 수미 일대를 점령했다. 종전 협상 과정에서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남동부 지역과 교환하려는 목적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지원 중단, 전력 열세 등으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주 점령지를 상당 부분 탈환했다. 러시아는 11일 쿠르스크의 12개 마을과 100km² 이상의 영토를 회복했다고 밝혔다.

이렇듯 위태로워진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휴전안에 동의하며 종전 협상 최종 타결의 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쥐게 됐다.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특사 또한 13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방문해 러시아 측과 종전 협상을 논의하기로 했다.

● 美-우크라 “광물 협정도 조속 체결”

11일 사우디아라비아 제2의 도시 제다에서 열린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고위급 회담에서 양측은 우크라이나 희토류를 미국 주도로 개발하는 광물 협정 또한 신속히 타결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며 협정 체결을 거세게 압박했다. 다만 러시아의 재침공을 우려하는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장기적 안보 보장을 선결 조건으로 요구해 그간 양측 합의가 쉽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측도 압박해 종전 협상의 최종 타결을 마무리 짓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는 같은 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푸틴 대통령이 이번 합의에 동의할 가능성을 75%로 전망했다.

제다 회담에서 미국 측 대표단을 이끈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이제 ‘예스(Yes), 노(No)’를 답하는 건 그들(러시아인)에게 달렸다”면서 “(러시아가) ‘노’라고 하면 이 평화를 막는 방해물이 뭔지 알게 될 것”이라며 러시아를 압박했다. 미국은 러시아를 압박하는 동시에 정보 공유도 강화했다. 존 랫클리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세르게이 나리시킨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은 이날 통화를 갖고 대립 완화를 위한 정기 접촉에 합의했다.

● 러 외교 “평화유지군 불허”

다만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휴전안에 얼마나 긍정적으로 반응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대변인은 12일 “미국으로부터 (이번 합의에 관한) 완전한 정보를 기대하고 있다”며 충분한 정보를 얻은 뒤 휴전에 응할지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도 11일 “우리의 입장은 일부 당사자의 합의나 노력으로 해외에서 이뤄지는 게 아니라 러시아 내부에서 이뤄진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우크라이나 평화유지군 주둔 논의가 최종 타결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종전 후 유럽 주요국이 구성한 평화유지군이 우크라이나에 주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 측은 이에 매우 부정적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12일 “어떠한 경우에도 주둔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맞섰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회동하기로 했다. 집권 1기에 심심찮게 ‘나토 탈퇴’를 거론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나토에 “국내총생산(GDP)의 최대 5%까지 방위비로 지출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날도 방위비 증액, 우크라이나 지원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