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득표율 3배로 올라 29.9%
‘美와 협력 확대’ 정당은 2위 차지
‘자치 확대’ 집권연합 3, 4위로 밀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민주당은 29.9%의 득표율로 1위를 기록했다. 2021년 총선에서 얻은 득표율(9.1%)의 3배 이상 많다.
트럼프의 그린란드 편입 발언에 대해 “정치적 독립에 대한 위협”이라고 비판해온 옌스 프레데리크 닐센 민주당 대표는 이날 결과가 발표된 후 “당장 덴마크로부터의 독립을 원하지 않는다. 탄탄한 경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이어 “복지를 위한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 더 많은 경제 활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만간 여러 정당과 연정 구성을 논의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좌파 성향으로 현재 집권 연합을 구성하고 있는 이누이트 공동체당(IA)과 전진당(Siumut)의 득표율은 각각 21.4%, 14.7%다. 4년 전 총선(각각 37.4%, 30.1%)보다 지지율이 급락했다. 두 당은 덴마크로부터의 점진적인 독립, 미국 편입 반대 등을 외치고 있다. 현 수준에서 자치권을 확대하자는 입장이다.
1814년부터 덴마크 영토였던 그린란드는 1979년 일부 자치권을 인정받았지만, 외교·안보, 통화 결정권은 여전히 덴마크에 있다. 2009년 덴마크와의 합의로 독립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게 됐지만 지원금 감소 우려로 아직 투표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덴마크는 연간 약 10억 달러(약 1조4500억 원)를 그린란드에 지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1월 그린란드 주민의 68%가 “독립을 지지한다”고 밝힌 2019년 여론조사를 거론하며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만들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최근 기후 변화로 북극 일대에 새 항로가 열리면서 그린란드의 지정학적 가치가 높아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 같은 발언에 그린란드와 덴마크 모두 거세게 반발하면서 반(反)트럼프 여론이 고조됐다. 이번 총선 결과 또한 이런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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