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교육청의 ‘차별화된 특수교육’
직업 훈련-자격증 취득비용 지원… 발달장애학생, 요양보호사 합격
실습형 카페로 현장 경험 지원도… 특수교육원 3곳 내년 준공 예정
● 4전 5기 끝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
허 씨는 지난해 10월 23일부터 두 달간 춘천에 위치한 다사랑요양보호사교육원에서 총 320시간의 교육과 실습을 이수했다. 교육비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취업성공패키지’를 통해 300만 원이 지원됐다. 이후 치른 네 차례 시험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지만, 교사와 함께 오답 정리와 기출문제 풀이를 반복하는 등 포기하지 않고 준비했다. 결국 지난달 5일, 다섯 번째 도전에서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허 씨는 “몸이 불편한 외할머니를 보면서 요양보호사라는 직업을 처음 생각하게 됐다”며 “계속 떨어지니까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컸지만 선생님의 격려 덕분에 다시 도전할 수 있었다. 앞으로 힘든 사람들을 돌보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도교육청에 따르면 2023년 자격증반에는 46명이 참여해 이 중 40명이 자격증을 취득했다. 지난해는 72명이 지원해 36명이 자격증을 땄다. 올해는 80명이 참여해 자격증 과정을 밟고 있다. 학생들이 취득한 자격증도 바리스타, 제과제빵, 쇼콜라티에, 지게차 및 굴착기 기능사, 운전면허, 청소년목공지도사, 캘리그래피 등으로 점점 다양화되는 추세다.
● 장애 학생 일하는 카페 5호점까지
이달 1일부터 근무 중인 김두희 씨(19)는 “첫 월급을 받으면 가족들에게 용돈도 드리고 저금도 할 계획”이라며 “처음에는 서툴렀지만 점점 익숙해지고 있고, 바쁠 때도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 카페는 2012년 교육청 청사 내 1호점을 시작으로 강릉, 원주, 속초, 동해 등 총 5곳으로 확대됐다. 바리스타 등 관련 자격증을 딴 학생들이 현장에서 실습을 겸한 근무를 하면서 사회 진출 전 직업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한 공간이다. 단순한 실습실을 넘어 학생들에게 실제 고용 경험을 제공하는 현장 기반 진로교육 모델로 활용되고 있다.
고등학교 특수학급을 대상으로 한 ‘진로직업교육프로그램 운영비’ 지원도 이와 맞물려 추진 중이다. 올해는 도내 59개 고교 특수학급 가운데 39개 학급이 참가했으며, 각 학급에 최대 200만 원의 예산이 지원됐다. 학교들은 이를 바탕으로 지역 여건과 학생들의 발달 수준, 희망 진로에 맞는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기획해 실습 중심의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이 사업은 현장 교사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정착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춘천·원주·강릉에 특수교육원 신설
강원도교육청은 특수교육의 기반을 확장하기 위해 춘천, 원주, 강릉에 총 536억 원을 투입해 특수교육원 3곳을 신설하고 있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며, 내년 6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 교육원은 모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지어진다.지역별로 역할에 차이를 두고 있다. 춘천 본원은 교원 연수 중심, 원주 분원은 진로교육 중심, 강릉 분원은 체험 중심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각 교육원은 특수교육 대상 학생뿐 아니라 교사, 학부모를 위한 다양한 연수와 상담, 체험 활동 공간으로 구성될 계획이다. 이인범 강원도교육청 문화체육특수교육과장은 “특수교육원이 본격 운영되면 지역별로 체계적인 특수교육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공사와 행정 절차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이 밖에도 다양한 특수교육 관련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일반 학생들을 대상으로는 연중 장애이해교육과 찾아가는 장애인식개선 교육을 하고 있으며, 장애학생 대상 성교육도 별도로 운영한다. 여름방학 기간에는 특수학교 고등학생과 전공과 학생들이 대학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특수교사들을 위한 ‘마음챙김 연수’도 이달 말 예정돼 있다. 현재 강원도 내 특수교육 대상 학생 수는 약 3350명으로, 특수학교 또는 일반학교 내 특수학급·통합학급에 재학 중이다. 해마다 약 100명씩 증가하는 추세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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