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 간호대 설립 추진… 부족한 노인 돌봄인력 데려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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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근 대한노인회장·부영그룹 회장
대담 = 손일선 사회부장
인구 5000만명 넘는 미얀마
외국인 돌봄인력 양성 적합
노인회, 대사관측과 논의해
월 급여 100만~200만원 이하
외국인 간호조무사 확보 나서
경로당 7만곳→ 20만곳 늘려야
1000만 노인중 절반 수용 가능
회원 가입률 60%까지 올려야

이중근 대한노인회 회장(85)이 지난 16일 서울 중구 서소문동 부영그룹 회장실에서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 회장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이 외국인 간호조무사 도입 등을 통해 부족한 노인 돌봄 인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주형 기자

이중근 대한노인회 회장(85)이 지난 16일 서울 중구 서소문동 부영그룹 회장실에서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 회장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이 외국인 간호조무사 도입 등을 통해 부족한 노인 돌봄 인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주형 기자

대한노인회가 미얀마에서 노인 돌봄 인력 공급을 추진한다. 고령인구 증가로 노인 돌봄 인력 수요가 커지면서 국내 요양보호사는 올해부터 공급 부족으로 접어든 상태다. 정부는 20년 후 요양보호 인력이 100만명 안팎 부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중근 대한노인회장(85)은 최근 서울 중구 서소문동 부영그룹 회장실에서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부영그룹이 현재 캄보디아와 라오스에서 간호·요양 인력을 양성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대한노인회가 미얀마 대사관과 접촉해 간호대나 요양보호 인력 양성소 건립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미얀마는 인구가 5000만명이 넘어 우리에게 필요한 돌봄 인력을 충분히 데려오기에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해외 돌봄 인력 급여 수준에 대해서는 "내국인과 동일하다면 가계에서 감당이 어려울 것"이라면서 "국내 최저임금 기준과 차등 적용해 월 100만~200만원 수준으로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제19대 대한노인회장에 취임한 이 회장은 외국인 간호조무사 도입을 중점 추진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출생인구가 많은 1955~1974년 베이비붐 세대가 모두 75세 이상이 되는 2050년까지 노인 인구는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면서 "지금부터 대비하지 않으면 노인 돌봄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회장은 이어 "노인 여가 활성화를 위해 현재 전국에 약 7만개인 경로당을 3배 수준인 20만개로 늘려야 한다"면서 "정부·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최근 정부에서 요양병원 간병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간병비 급여화를 언급했다. 회장께서 재가돌봄을 강조하는데, 양립 가능한가.

▷초고령화로 인해 요양병원이 돌봄 수요를 100% 감당하지 못한다. 우리 사회가 이 폭증하는 수요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고민한다면 재가 요양도 함께 확대하는 방안뿐이다. 요양병원에 예산을 지원하듯이 재가 간병인 예산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집에서 '존엄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재가 임종 체계 구축도 필요하다.

-요양병원·재가돌봄 활성화를 위해선 돌봄 인력 공급이 중요한 것 같다.

▷저임금의 해외 돌봄 인력이 국내에 공급돼야 한다. 한국은 일본의 고령화 현상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일본 베이비붐 세대(1945~1955년생)가 이제는 노인이 됐다. 일본 정부는 돌봄 수요 충족을 위해 해외에서 양성된 인력을 적극 받아들여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한국 베이비붐 세대(1955~1975년생)도 곧 일본처럼 늙어가는 때가 온다. 준비하지 않으면 감당할 수 없다.

-캄보디아, 라오스에 간호대학을 설립해 돌봄 인력 양성에 앞장서고 있는데.

▷돌봄 인력 공급과 관련해 중요한 것이 한국어가 가능해야 하고, 요양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점이다. 회사 차원에서 캄보디아에 간호대학을 설립했고, 라오스에도 간호대 설립을 신청해놨다. 하지만 그 정도론 부족하다. 현재 미얀마대사관과 간호대학이든, 양성소든 만들자고 협의하고 있다. 미얀마는 인구가 5000만명이 넘어 인력풀이 풍부하다.

-해외 돌봄 인력에 대해 최저임금, 노동법이 적용된다면 비용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있다.

▷한국 돌봄 인력과 동일한 임금 수준을 지급하면 우리 사회가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현재 한국 최저임금보다 낮은 100만~200만원 수준까진 급여가 내려가야 가정에서 안정적으로 간병, 돌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세금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있지만, 이는 미래 세대에 부담이다.

-새 정부에서 노인·인구 정책을 총괄하는 전담 부처 신설이 필요할까.

▷노인회장 취임 후 꾸준히 노인, 청년, 여성 등을 모두 포함하는 인구 기획 관리 기능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1975년생을 기준으로 보면 2050~2060년에 한국 노인 인구가 정점에 달한다.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다. 정부 부처 규모, 권한을 확대했다가 앞으로 또 줄이면 문제가 된다. 큰 그림에서 무조건 해야 하는 일이다.

-경로당 활성화 방안이 있나.

▷현재 노인 인구가 약 1000만명인데, 노인회 가입률은 30~40%에 불과하다. 적어도 50~60%까진 가입률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본다. 문제는 노인회 가입률이 높아지면 경로당 수용 인원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향후 경로당을 현재보다 2~3배 정도 확대하려고 지방자치단체와 협의 중이다.

-개인적으로 반드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덕유산에 산상열차와 한라산에 산악열차를 꼭 만들어보고 싶다. 덕유산 설천봉과 남덕유산 사이가 15㎞인데, 등고선 차이가 100m밖에 안 난다. 스위스 알프스산맥보다 아름답다. 한라산 역시 정상 바로 아래 윗세오름이라고 있는데, 겨울에는 눈이 2m 이상 쌓인다고 한다. 이러한 곳들이 현재는 접근성이 낮아 노인이 자연환경을 체험하는 데 제한이 있다. 덕유산 산상열차와 제주도의 자연경관을 구경할 여건을 마련해준다면 세계적 관광명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지방 소멸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 유관 지자체와 협의 중이다.

이중근 회장

△1941년 전남 순천 출생 △고려대 대학원 법학 박사 △1992~2022년 학교법인 우정학원 이사장 △1994~현재 부영그룹 회장 △1999~2001년 건국대 이사장 △2000~2004년 한국주택협회 회장 △2003~2006년 주택산업연구원 이사장 △2017~2020년 제17대 대한노인회장 △2024년 제19대 대한노인회장

[최재원 기자 / 차창희 기자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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