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수입은 65조원 껑충·한일 대미 車수출은 추락...동맹만 괴롭히는 트럼프 무역협상 [★★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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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분기 관세 수입 65조원 껑충
中보다 동맹국에 일방 희생 강요
車관세에 韓日 대미 수출 악영향
日 6월 대미 車수출 26.7% 급감
재보복 공포에 동맹들 대응 주저
中엔 반도체 규제 완화 등 ‘저자세’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바레인 왕세자인 살만 빈 하마드 알 칼리파 총리와 회담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바레인 왕세자인 살만 빈 하마드 알 칼리파 총리와 회담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글로벌 상호관세 전쟁이 글로벌 교역 환경에서 동맹에 타격을 주고 정작 견제 대상인 중국의 수출 경쟁력을 키워주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애초 고율 상호관세로 중국을 압박하려던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이 중국의 강력한 희토류 맞불 공세에 좌초되면서 애꿎게 동맹국에 더 큰 희생을 강요하는 형국이다.

특히 상호관세와 별개로 4월부터 발효된 25%의 자동차 품목 관세 충격이 쌓이면서 대미 핵심 자동차 수출국인 한국과 일본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일본 재무성이 17일 발표한 6월 무역통계(속보치)를 보면 수출 실적이 전년 동월 대비 0.5% 감소하여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대미 수출이 11.4%로 감소하며 5월(11%)보다 낙폭을 키웠다. 전체 수출 품목 중 핵심인 자동차의 대미 수출이 26.7% 급감했다. 지난 4월 3일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일본 자동차에도 부과되는 25%의 품목 관세가 대미 수출에 직격탄을 가한 것이다.

자동차는 일본의 최대 대미 수출 품목으로 전체 수출의 28.3%를 차지한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를 보면 철강과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한국의 글로벌 수출이 넉 달 만에 감소하는 등 트럼프 관세 정책의 악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한국의 경상수지는 101억4000만 달러(약 13조8300억 원) 흑자를 거뒀지만 수출 항목에서 비IT 품목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특히 철강(-9.6%)과 승용차(-5.6%) 수출이 현저히 줄었다. 지역별로 보더라도 동남아(8.2%)로 수출 증가가 지속됐지만, 미국( -8.1%)으로 수출은 감소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은 “품목 관세 대상인 자동차와 철강을 중심으로 미 관세 영향이 나타났다”며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트럼프 관세 영향이 뚜렷해질 것으로 염려했다.

한일 경제가 트럼프 관세로 주력 수출 산업에서 고통을 받고 있지만 역으로 중국의 글로벌 수출은 견조한 상승세를 보이며 트럼프 관세의 ‘역설’을 확인시켰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 15일 공개한 2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작년 동기보다 5.2% 깜짝 성장했다. 통계의 정확성과 신뢰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지만 수출 부문에서 관세 인상 전 수출 물량을 앞당긴 조치와 더불어 대미 수출 감소분을 아시아와 유럽연합(EU)으로 확대한 효과가 결합했다는 평가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을 상대로 최대 145%에 이르는 상호·징벌 관세 엄포를 놓았다가 중국의 희토류·자석 대미 수출 통제 조치에 놀라 최근 런던 2차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관세율을 30%로 재조정했다.

동맹국을 상대로 더 많은 희생과 양보를 요구하는 것과 달리 트럼프 행정부는 런던 합의로 관세율 하향 조정은 물론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 체류 허용,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완화 등 파격적인 양보를 선택했다. 지난 4월 막았던 엔비디아의 H20 인공지능(AI) 칩의 대중 수출을 다시 허가하기로 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중국에는 사실상 저자세로 일관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또다시 일본을 겨냥해 협상 진전이 없다며 예정대로 내달 1일부터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할 것임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우리는 그들(일본)과 협상하고 있지만 내 생각에 아마도 일본과는 서한대로 갈 것 같다”고 답했다.

앞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의 핵심 이익인 자동차 품목 관세(25%)를 인하할 뜻이 없는 가운데 쌀 시장 등 농산물 개방 및 방위비 부담 확대 등을 요구하자 “동맹도 할 말은 해야 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바 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국을 포함한 몇몇 국가들이 무역을 “개방할” 의지가 있음을 시사하면서도 일본은 그렇지 않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이 갈수록 거칠어지면서 오는 20일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과반 의석 유지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이시바 총리의 정치 운명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협상 교착 상태인 일본과 8월 1일까지 나란히 관세 적용이 유예된 한·일 상황에 대해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은 협상 측면에서 더 높은 대미 압박에 직면했지만 비관세 장벽과 산업 협력의 측면에서 미국으로부터 원하는 조건을 더 명확히 제시받은 상태”라고 평가했다.

동맹을 집중 포화하는 트럼프 관세 전략으로 미국의 관세 수입도 급증하고 있다.

미 재무부가 지난 11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미국의 관세 수입은 640억달러(88조9000억원)로 사상 최대였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470억달러(65조원) 많다.

트럼프 행정부의 현저한 이익 불균형 요구 속에서도 동맹국들이 미국의 재보복 가능성 때문에 부당한 요구에 대응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알렉산더 클라인 서식스대 경제사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캐나다, EU 등은 갈등 고조에 따른 물가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타격을 두려워한다”며 “트럼프는 이를 신경 쓰지 않고 오히려 이를 이용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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