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경제쇼YO]유승훈 교수 “AI 전력난, 해법은 일본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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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TV 이지혜 기자]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전 세계가 직면한 최대 과제는 전력난이다.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한국은 제조업 강국으로서 반도체 공장까지 가동해야 해 다른 나라보다 훨씬 많은 전기를 필요로 한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이데일리TV ‘이지혜경제쇼YO’와의 인터뷰에서 “AI 전력난 대책은 일본 모델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제조업 국가가 취해야 할 생존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생성형 AI는 단순 검색보다 최대 3배, 이미지 생성 같은 복잡한 작업은 10배 가까운 전력을 소모한다”며 “AI 데이터센터는 물론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반도체 공장까지 전력을 대량으로 쓰기 때문에 한국의 전력 수요가 다른 나라의 두 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해법을 일본식 모델에서 찾았다. 일본은 화석연료를 일정 부분 유지해 전기요금과 기후 비용을 억제하면서 제조업 경쟁력을 지켜내고, 장기적으로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실제 일본 정부가 지난 2월 승인한 제7차 전략계획에 따르면 2040년까지 화력발전 비중을 약 70%에서 30~40% 수준으로 낮추되 전력 공급 기반으로서 일정 규모의 화력발전 용량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한국의 정책 기조와 대비된다. 정부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2022년 61%였던 화석연료 비중을 2038년 20%로 대폭 줄이고, 같은 기간 신재생에너지는 9.2%에서 39.2%, 원자력은 29.6%에서 35.2%로 확대할 계획이다.

유 교수는 “한국은 반도체·자동차·철강·정유·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이 전력 다소비 업종이자 수출 의존도가 높아, 에너지와 기후 비용이 급등하면 산업 기반 약화와 수출·고용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 주요국 사례가 이를 뒷받침한다. 성급한 에너지 전환으로 전기요금과 기후 비용이 급등하자 제조업 기반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폭스바겐그룹(Volkswagen Group)은 올해 상반기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판매량 기준 3위에 머물렀고, 스웨덴 배터리 제조업체 노스볼트(Northvolt)와 독일 커스텀셀스(CustomCells)는 잇따라 파산을 신청했다. 또 독일 화학 기업 바스프(BASF)는 독일 공장을 폐쇄하고 미국과 중국으로 생산거점을 옮기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독일식 무리한 에너지 전환 정책을 따르기보다 일본처럼 화석연료를 병행하면서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 유 교수의 주장이다.

재생에너지 입지 불균형 문제도 지적됐다. 국내 재생에너지의 절반은 호남에서 생산되지만 수요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 중인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는 해저 HVDC(초고압 직류 송전) 케이블을 설치해 전력 공급 안정성을 높이고, 초고압 송전탑 건설에 따른 지역 갈등을 줄이는 대안으로 꼽힌다.

전기요금 체계 개선도 중요한 과제다. 유 교수는 “주택용 전기요금은 원가 이하라 한국전력(015760) 적자의 주요 원인이 된다”며 “사회적 합의를 통해 요금을 현실화하고 HVDC·에너지 고속도로 같은 인프라 투자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AI 시대 전력난은 한국의 절박한 과제다. 앞으로 어떤 에너지 모델을 택하느냐가 향후 10년간 한국 경제의 경쟁력과 생존을 좌우할 전망이다.

*‘이지혜경제쇼YO’는 4080세대를 위한 경제 토크쇼입니다. ‘YO(Young Old)’는 65세 이상 고령층 가운데 사회·경제 활동과 자기계발에 적극적인 세대를 뜻합니다. 프로그램은 이지혜 이데일리TV 앵커·기자가 경제계 주요 인사와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최신 경제 트렌드와 실질적인 투자 전략을 전합니다. 아울러 2030대 청년층도 현실적인 투자 팁과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은 이데일리TV 홈페이지 및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시보기로 시청할 수 있습니다. ‘이지혜경제쇼YO’의 주요 출연자와 대담 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1회YO: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2025년 뜨겁게 달굴 트렌드는)

2회YO: 유영만 한양대 교수(금테크보다 근테크)

3회YO: 주영섭 서울대 특임교수(한국이 AI패권을 잡으려면)

4회YO: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이사회 의장(절대로 돈을 잃지 않는 가치투자)

5회YO: 김현우 서울경제진흥원 대표(창업 성공 공식을 말하다)

6회YO: 서영민 삼성전자 시그널 저자(2025년 삼성의 운명이 결정된다)

7회YO: 김홍곤 KB자산운용 전무(AI퀀트 투자 월급쟁이도 100억 벌 수 있다)

8회YO: 이해진 인플바이오리서치 대표(AI시대, 바이오 투자전략 대공개! 터질 종목은?)

9회YO: 정철 한국경제연구원장(정치만으론 못 막는다...경제단체, 국격 걸로 미협상 나선 이유는)

10회YO: 윤석빈 서강대 AI SW 대학원 특임교수(우리회사에 맞는 AI모델은-2025 AI컨버전스 포럼)

11회YO: 양희동 한국경영학회장(새 시대. 생존 위한 밸류업 로드맵은)

12회YO: 이윤학 프리즘투자자문 대표(엣지워커로 리셋하라)

13회YO: 공경록 A2G캐피탈 대표, 차인혁 광주과기대 석학교수(K-스타트업! 생존 무대는 ‘글로벌’)

14회YO: 지용구 더존비즈온 성장전략부문 대표(AI로 성공하는 기업 공식)

15회YO: 유석환 로킷헬스케어 대표(AI바이오산업, 3가지 투자포인트는)

16회YO: 박곰희 경제유튜버(노후 연금투자로 10억 만드는 법, 이렇게 간단합니다)

자료화면: 이데일리TV '이지혜경제쇼YO'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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