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또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란을 둘러싼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도 커지고 있고요. 하지만 미국 경제는 잘 버티고 있습니다. 관세로 인한 상승 예측이 무색할 정도로 물가 데이터는 연일 낮게 나오고 있습니다. 5월 소비자물가(CPI)에 이어 생산자물가(PPI)도 거의 오르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더 흐르면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많지만, 어쨌든 5월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확률을 높입니다. 경기 침체나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은 낮추고요. 뉴욕 증시가 강세를 보인 이유입니다.
1. 재개된 관세 위협…"자동차 관세 더 올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장 마감 뒤 "약 1주 반이나 2주 후에 각국에 서한을 보내 계약조건(관세율)을 통보할 것이다. 이것이 계약(deal)'이라고 말하면서 '당신은 이를 수용할 수도, 거부할 수도 있다'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상호관세 유예 기간이 끝나는 7월 8일 전에 합의가 안 된 국가에 일방적으로 관세율을 통보하겠다는 겁니다. 사실 어제 아침에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선의로 협상을 하는 국가들에게는 유예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할 사안이지만 누군가 성실하게 협상한다면 연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한 것이죠.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협상 기한 연장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라고 답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은 25%인 수입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머지않아 더 올릴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우리 자동차 노동자들을 더 보호하기 위해 모든 외국 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그 관세를 올릴 수 있다"라는 것이죠. 그는 "(관세가)더 높을수록 그들(외국 자동차 업체)이 미국에 공장을 지을 가능성이 커진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지난 4일부터 철강 관세를 25%에서 50%로 높인 바 있습니다.
지켜볼 것은 다음주 15~17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입니다. 백악관은 "상당수의 양자 회담"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바이탈날리지는 G7 정상회의에서 합의가 없다면 7월 9일을 앞두고 투자자 불안감이 다시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캐나다 언론에 따르면 캐나다와의 합의는 임박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자국의 이익을 해칠 수 있는 협상은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블룸버그는 "이번 주 인도와의 협상에서 양측은 핵심 이슈를 놓고 양보하지 않았다"라고 보도했습니다.
US뱅크에셋의 톰 하인린 전략가는 "시장 방향과 사상 최고치 돌파의 주요 동인은 여전히 관세 문제 해결과 그것이 예산안 및 Fed에 미치는 연계성이라고 생각한다. 협상, 일시 중단, 또는 프레임워크에 대한 기사는 많이 나오지만, 미국과 다른 나라 사이에 체결된 무역 협정은 아직 단 하나도 없다. 그래서 우리는 무역 불확실성이라는 기본 시나리오 안에 여전히 머물러 있다고 본다. 시장은 넓은 범위에서 변동하고 있지만, 결론이 도출될 때까지는 지속 가능한 돌파구가 부족하다"라고 말했습니다.
ING는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는 두 배로 인상되었으며, 새로운 품목별 관세가 예상된다. 무역 협정이 체결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상징적인 성격을 가질 것이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최근 의회 발언에서 미국이 진정한 상호주의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의 발언을 볼 때, 미국은 협상이나 모든 무역 장벽 철폐에 관심이 없다. 이는 새 세수를 창출하고 무역 상대국에 대한 상대적 우위를 확보하려는 의제를 저해하기 때문이다. 실효 관세율은 2025년 내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2. 이란 공격설은 협상용?
아침 뉴욕 금융시장의 주요 헤드라인은 관세 위협과 함께 중동 관련 뉴스가 차지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는 이란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의 핵사찰·검증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결의했습니다. 이런 결의는 이란 핵 위기가 고조했던 2005년 이후 20년 만인데요. 이에 이란은 새로운 우라늄 농축 시설을 가동하겠다고 반발했습니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을 타격할 준비를 마쳤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NBC 뉴스 등은 이스라엘은 며칠 안에 미국 지원 없이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을 취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뉴욕타임스는 이란이 이스라엘이 공격을 가하면 즉시 수백 개의 탄도미사일로 반격에 나서는 계획을 세웠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은 이처럼 역내 긴장감이 높아지자 중동 지역의 대사관, 군기지에서 비필수 인력과 가족들의 철수를 승인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공격 가능성에 대해 "임박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것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큰 일로 보인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란과의 핵 협상에 대해 " 매우 좋은 합의에 상당히 가깝다. 이스라엘이 이란 들어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것은 합의를 날려버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미 대사관 직원 등에게는 "무슨 일이 생길 경우 대비해 떠나라고 지시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어제 5% 가까이 폭등한 유가는 오늘은 약보합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미국과 이란은 6차 핵 협상을 15일 개최하는데요. 양측의 강경한 자세 일부는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RBC캐피털마켓츠의 헬리마 크로포드 분석가는 "'우라늄 농축 완전 금지'를 요구하는 미국, 이스라엘과 '저농도 농축은 허용되어야 한다'는 이란이 충돌하고 있다. 현재 이스라엘의 군사적 움직임이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려는 의도인지, 실제 군사 행동의 전조인지는 불분명하다. 이란은 군사 행동 가능성을 낮게 보고 강경 입장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 가능성 자체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며, 사전 타격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 간에 용인 가능한 농축 수준에 대한 이견이 있을 수 있으며, 물밑 협상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요일(6치 협상)이 분수령이며, 협상이 결렬되면 이스라엘의 독자 행동과 유가 급등 가능성이 현실화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원유시장에서 공급과 수요는 대체로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이란 카르그섬(Kharg Island, 이란 원유 수출의 90%가 통과하는 곳)이 공격받는다면 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 그러면 OPEC에서 유휴 생산능력을 투입해 공급을 늘릴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JP모건은 유가가 올해 하반기 60달러대 초중반에 머물 것이라는 기본 예측을 유지했는데요. 그러면서도 "갈등 발생 시 WTI는 배럴당 73~75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 이란은 하루 약 300만 배럴을 생산하며, 100만 배럴이 줄어들 때마다 약 10달러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어제 가격 움직임을 보면 갈등 발생 가능성은 약 30%"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이란의 석유 시설이 공격받고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배럴당 130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3. 관세 영향 없는 PPI
시끄러운 무역, 지정학적 문제와 달리 미국의 경제 데이터는 여전히 괜찮습니다.
▶실업급여 청구
-신규 청구 건수 : 24.8만 건 (예상치: 24.2만 건, 이전치: 24.8만 건)
-계속 청구 건수 : 196.5만 건 (예상치: 191.0만 건, 이전치: 190.2만 건)
지난주(∼7일)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24만8000건으로 이전 주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그런데 2주 이상 실업급여를 신청한 계속 청구 건수는 195만6000건으로 직전 주보다 5만4000건이나 늘었습니다. 이는 2021년 11월 이후 3년 7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입니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새 직업을 찾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RSM은 "신규 청구 건수 상승은 아직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현재로서는 추세라기보다는 계절적 요인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더 크다. 지난 2년간 신규 청구는 6, 7월에 정점을 찍었다. 계속 청구 건수는 2021년 11월 이후 최고 증가했는데, 이게 계속 증가한다면, 노동 시장에 대해 더 걱정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5월 PPI
-최종수요 기준 PPI 전월 대비: 0.1% (예상치 0.2%, 이전 -0.5%, 수정 후 -0.2%)
-최종수요 기준 PPI 전년 대비: 2.6% (예상치 2.6%, 이전 2.4%)
-식품, 에너지를 제외한 PPI 전월 대비: 0.1% (예상치 0.3%, 이전 -0.4%, 수정 전 -0.2%)
-식품, 에너지를 제외한 PPI 전년 대비: 3.0% (예상치 3.1%, 이전 3.1%)
-식품, 에너지, 무역서비스를 제외한 PPI 전월 대비: 0.1% (예상치 0.3%, 이전 -0.1%)
-식품, 에너지, 무역서비스를 제외한 PPI 전년 대비: 2.7% (예상치 3.0%, 이전 2.9%)
5월 PPI는 월가 예상을 크게 밑돌았습니다. 헤드라인 PPI는 전월 대비 0.1% 올랐는데요. 컨센서스 0.2%보다 낮았습니다. 근원 PPI(식품, 에너지 제외)도 전월 대비 0.1% 상승하는 데 그쳤습니다. 월가는 헤드라인 PPI는 0.2%, 근원 PPI는 0.3%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4월 데이터가 모두 -0.2%로 상향 조정되긴 했지만, 여전히 디플레이션 상태입니다. 물론 관세 25%가 부과된 철강재는 전월 대비 7.1%, 전년 대비 8.8% 오르는 등 일부 상품에서는 관세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찰스슈왑의 콜린 마틴 채권 전략가는 "PPI 보고서는 예상보다 훨씬 부진했다. 서비스 부문(+0.1%)이 4월 하락세를 반전시켰지만, 상품 물가가 0%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디플레이션 추세가 지속하고 있다. 이는 수요가 약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에버코어ISI는 "관세가 결국 인플레이션을 높일 것으로 예상하지만, 반복적으로 낮은 인플레이션 수치는 예상보다 관세 전가가 약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을 약간 줄이며 9월 금리 인하를 위한 Fed의 고용 약화 정도에 대한 기준을 약간 낮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JP모건은 "5월 PPI 데이터는 여전히 비교적 낮은 인플레 상황을 나타내고 있지만, 수입에 민감하고 관세에 노출된 부문의 물가에 상승 압력이 있을 것이라는 증거는 계속 나타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항공료(-1.1%), 포트폴리오관리수수료(-1.0%) 등 PPI에 포함된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구성요소도 전월 대비 떨어지거나 안정세를 보였습니다. 이에 따라 Fed의 물가 벤치마크인 근원 PCE 물가도 5월에 0.1% 상승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낮은 물가, 둔화하는 고용 데이터가 나오면서 뉴욕 채권 시장에서 국채 금리는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오후 1시에 발표된 국채 30년물 경매(220억 달러) 결과도 좋았습니다. 발행 금리가 4.844%로 발행 당시 시장 금리인 4.859%보다 1.5bp나 낮게 결정됐습니다. 응찰률은 2.43배로 최근 6회 평균(2.39배)보다 높아졌고요. 오후 3시 5분께 10년물 수익률은 5.3bp 내린 4.361%, 2년물은 3.7bp 내린 3.908%에 거래됐습니다.
4. 금리 내려야 vs 아직 아니다
전날 5월 CPI에 이어 PPI에서도 관세 영향이 거의 나타나지 않으면서 Fed에 대한 금리 인하 기대는 더 커졌습니다. 시장의 올해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어제 50bp에서 오늘은 56bp 수준으로 높아졌습니다. Fed 워치 시장에서 9월 인하 기대는 75%로 올랐습니다. 전날 70%보다 높아진 것입니다.
다음주 17~18일 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여는데요. 이를 앞두고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 데이터를 이유를 Fed가 통화정책을 완화해야 할 때라고 주장합니다.
르네상스매크로의 닐 두타 이코노미스트는 "실업률이 인플레이션보다 먼저 상승하고 있다"라면서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데요. 그는 5월 고용에서도 실업률이 계속 상승하는 등 노동 시장이 악화하고 있는데 Fed가 (드러나지 않고 있는) 관세 효과를 이유로 금리 인하를 미루고 있다면서 "Fed는 관세혼란증후군(TDS)을 겪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 제롬 파월 의장을 "어리석은 놈"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금리를 2%포인트 인하하면 국채 이자 비용을 연간 6000억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는 파월 의장을 해임할 계획이 없다고는 했지만, "뭔가 강제해야 할 수 있다"라고도 했습니다.
그러나 다수는 금리를 내릴 때라고 보지 않습니다. ABN암로의 크리스토퍼 보우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다음과 같은 이유를 제시합니다.
-완만한 디스인플레이션만으로는 금리 인하에 충분하지 않다. 고용 데이터가 크게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될 때에만 Fed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다.
-현재 단 하나의 무역 협정(영국)만 체결되었고, 다른 국가들은 7월 9일 마감일이 다가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협상이 미뤄지고 있다. 트럼프가 광범위한 관세를 발표하는 '해방의 날 2부'가 열린다면 경기 침체 위험이 다시 부상할 수 있다.
-따라서 Fed가 금리 인하를 고려하기 전에 적어도 9월까지 기다릴 것으로 예상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왜 관세 효과가 물가 데이터에 나타나지 않는지에 대해 흥미로운 주장을 내놓았는데요. 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 때문에 인상을 미루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내년에 예년보다 더 큰 가격 인상을 할 수 있다는 건데요. 그걸 스니크플레이션(sneakflation)이라고 불렀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기업들이 가격을 즉시 올리는 대신, 내년에 관세 영향을 받는 제품뿐 아니라 다양한 제품에 걸쳐 예년보다 더 큰 폭의 인상을 몰래 시행할 수 있다. 그러면 우선 정치적 감시를 피할 수 있다. 또 소비자에게 유리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고(우리는 폭리를 취하지 않는다), 시장 점유율도 지킬 수 있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2025년 하반기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낮을 것이지만 2026년 1분기에는 상승할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1분기 인플레이션이 더 높게 올랐다. 이런 효과는 내년에 더욱 심화할 수 있으며, 소매업체들이 장기간에 걸쳐 가격 인상을 하기로 한다면 이는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어쨌든 최근 경제 데이터는 긍정적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오늘 12개월 경기 침체 확률을 기존 35%에서 30%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또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1%에서 1.4%로 높였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그 이유로 ⑴ 현재까지의 인플레이션 지표는 –현시점에서는 제한적인 증거만을 제시하고 있지만 – 관세가 소비자물가와 그에 따른 실질 소득, 소비 지출에 미치는 영향이 다소 미미함을 시사한다 ⑵ 전반적인 금융 여건이 관세 부과 이전 수준으로 완화되었다 ⑶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은 유예 조치 이후에 다소 완화되었다 등 세 가지를 제시했습니다.
5. 오라클 "이런 수요, 본 적이 없다"…13% 폭등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아침 9시 30분 0.1~0.3% 하락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트럼프 관세 위협과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이 약간의 차익실현을 부추겼습니다. 하지만 경제 데이터를 배경으로 상승 반전했습니다.결국, 오후 4시 S&P500 지수는 0.38% 올랐고 나스닥과 다우는 각각 0.24% 상승했습니다.
오라클은 예상을 뛰어넘는 4분기 실적을 내놓은 뒤 13% 폭등했는데요. 주목받는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52% 증가했고, 이번 회계연도 전체로는 70% 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AI 수요 덕분입니다. 래리 앨리슨 설립자는 "지금 수요는 거의 만족시킬 수가 없다. 이런 건 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오라클 효과로 엔비디아(1.52%) 브로드컴(1.25%) 등 반도체 주식과 마이크로소프트(1.32%)도 올랐습니다.
다우 구성 종목인 보잉은 242명의 승객을 태운 에어인디아의 드림라이너 787이 추락한 후 4.8% 하락했습니다. 항공기 엔진을 제작한 GE에어로스페이스 주가도 2.25% 내렸습니다. 드림라이너 기종에서 인명사고가 난 것은 처음입니다. 션 더피 미 교통부 장관은 "보잉 787에 더 큰 문제가 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6. "딜러 아직도 고평가…10% 더 내려야 저평가"
S&P500 지수는 오늘까지 지난 12거래일 중 11거래일 동안 어느 방향으로든 0.6%를 넘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주가가 너무 올라서 그런 것일 수 있습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주식과 미국 국채의 예상 수익률 차이를 판단하는 데 사용하는 주식 위험 프리미엄이 2002년 이후 최저치에 도달하고 있습니다. 주식이 채권 대비 지난 20년 동안 가장 비싼 수준이라는 얘기입니다. CFRA를 보면 지난 30년 동안 주식의 위험 프리미엄이 이렇게 낮았을 때 S&P500 지수의 12개월 평균 수익률은 2.5%에 불과했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연평균 수익률 8.5%보다 크게 낮은 것입니다. 지라드의 티모시 처브 CIO는 "주식 위험 프리미엄이 이렇게까지 낮아진 것은 주식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 두 달 동안의 엄청난 상승 이후, 최근 반등세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달러화가 계속 하락하는 것도 일부 불안감을 주고 있습니다. 해외 투자자 이탈을 의미할 수 있으니까요. 달러는 어제 0.5%가량 내린 데 이어 오늘은 0.77% 내렸는데요. ICE 달러인덱스는 아침 한때 97.6까지 하락하면서 1%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는 2022년 2월 이후 3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월가 컨센서스는 '달러 약세'입니다. 기본적으로 관세 충격으로 인해 '미국 예외주의'의 기반이었던 미국 경제가 약화하고 있고, 이에 해외 투자자들이 미국에서 자금을 빼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겁니다. 계속해서 불어날 재정 적자도 걱정거리이고요. 여기에 미국 내 제조업 성장을 추진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약달러 편향을 갖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도이치뱅크는 이제 달러 흐름은 각국 간의 금리 차이보다는 가치 평가, 자본 흐름 등에 의해 더 많이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경제는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경기가 둔화할 것이고, 경기 침체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무역전쟁으로 인한 평판 손상으로 오랫동안 누려온 자금 조달에서의 우위가 점차 약화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미 달러에 대해 구조적으로 비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BNP파리바는 유럽 투자자들이 달러 노출을 헤지하는 과정을 시작했으며, 이로 인해 달러에 더 큰 하락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유럽 투자자들이 달러 위험을 더욱 신중하게 관리하기 시작했다. 덴마크 연기금은 연초 이후 달러화에 대한 노출을 370억 달러 줄였다. 앞으로 더 많은 것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는 겁니다.
네드데이비스리서치는 "달러화는 새 대통령 임기 첫해 후반기에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계절성에서도 달러는 엔, 유로 등에 대해 6, 7월에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네드데이비스리서치는 "연초 이후 ICE 달러인덱스가 10%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달러가 여전히 고평가되어 있다"라며 "저평가 수준에 도달하려면 10%가 더 내려야 하며, 그렇게 되면 달러는 202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