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이 24일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지도자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아산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54)이 개인통산 10번째 정규리그 지도상을 받았다. 역대 WKBL 사령탑 중 최다 수상 기록을 또 한번 경신했지만, 올해 수상은 더 큰 의미가 있다.
위 감독은 24일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출입기자단 투표 총 116표 중 110표를 얻어 10번째 영예를 안았다. 첫 수상은 2012~2013시즌이었다. 또 2022~2023시즌 이후 2시즌 만에 다시 지도상을 받으면서 상금 300만 원을 보너스로 챙겼다.
우리은행이 이번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함에 따라 수상자로 선정된 측면도 있지만, 위 감독은 말 그대로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우리은행은 우승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다. 전력이 급격하게 약해진 탓이었다. 하지만 위 감독은 팀을 다시 한번 정상에 올려놓았다.
2023~2024시즌을 마친 뒤 우리은행 주력 선수 다수가 팀을 떠났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박혜진(부산 BNK 썸), 최이샘(인천 하나은행), 나윤정(청주 KB스타즈)이 잇따라 이적했다. 또 주전으로 공·수에 걸쳐 역할이 컸던 박지현은 해외 진출을 위해 FA 권리 행사를 포기했다. 1차 FA라 맥시멈 계약으로 우리은행에 잔류할 수 있었지만, 한 살이라도 어렸을 때 해외 무대를 경험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주전 중 남은 선수는 김단비가 유일했다. FA로 떠난 선수들의 보상선수로 영입한 한엄지, 김예진 등으로 팀을 다시 꾸렸다. 또 FA 가드 심성영을 데려오는 등 팀의 주력이 확 바뀌었다.
아무리 위 감독이라도 이번 시즌 우승은 힘들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정규리그 4위 안에 들어 플레이오프(PO)에 오르는 게 현실적 목표라는 전망이었다. 구단 내부적으로도 PO에만 진출해도 성공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경기를 거듭하며 빼어난 조직력을 과시했고, 선두권으로 올라섰다. 공격력은 기대한 만큼 살아나지 않았지만, 강한 수비와 조직력을 바탕으로 정규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위 감독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위 감독은 “상을 몇 번 받았는데 올해 받는 상이 최고가 아닌가 싶다. 올 시즌 선수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선수들이 열심히 해준 덕분에 받는 상이다. 다시 한번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며 “상금은 MIP상을 아쉽게 놓친 이명관에게 주겠다”고 밝혀 박수갈채를 받았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