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클럽월드컵 3패… 조현우 ‘선방쇼’ 자존심은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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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도르트문트전 세이브 10개 맹활약
상대 구단도 “경의를 표한다”
FIFA “영웅적인 플레이 펼쳐” 칭찬
獨언론 “7년전 월드컵처럼 슈팅막아”

프로축구 K리그1 울산의 골키퍼 조현우(오른쪽)가 26일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TQL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르트문트(독일)와의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조별리그 F조 최종 3차전에서 상대의 슈팅을 몸을 던져 막아내고 있다. 울산은 이날 도르트문트에 0-1로 패해 3전 전패(승점 0)로 대회를 마감했다. 신시내티=AP 뉴시스

프로축구 K리그1 울산의 골키퍼 조현우(오른쪽)가 26일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TQL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르트문트(독일)와의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조별리그 F조 최종 3차전에서 상대의 슈팅을 몸을 던져 막아내고 있다. 울산은 이날 도르트문트에 0-1로 패해 3전 전패(승점 0)로 대회를 마감했다. 신시내티=AP 뉴시스
프로축구 K리그1 울산과 독일 분데스리가의 강호 도르트문트가 맞붙은 26일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TQL 스타디움. 후반 38분 도르트문트 얀 코투(23)가 페널티박스에서 왼발로 찬 공은 골문 오른쪽으로 향했다. 수비수가 블로킹에 실패한 공이 골대 안으로 들어가는 듯했지만 울산엔 수문장 조현우(34)가 있었다. 조현우는 몸을 던지면서 왼팔을 쭉 뻗어 골대 밖으로 공을 쳐냈다. 도르트문트 구단이 소셜미디어에 ‘경의를 표한다’는 글을 올릴 정도로 놀라운 선방이었다.

K리그 팀 중 유일하게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참가한 울산은 이날 조별리그 F조 최종 3차전에서 도르트문트에 0-1로 졌다. 울산은 3전 전패(승점 0)로 대회를 마감했다. 하지만 조현우의 동물적인 선방 능력은 큰 주목을 받았다. FIFA는 홈페이지를 통해 “분데스리가의 거인이 전반 36분에 나온 다니엘 스벤손의 골로 이겼지만 울산 골키퍼 조현우에게 막혀 추가 골을 넣지 못했다. 조현우는 영웅적인 플레이를 펼쳤다”고 칭찬했다.

2021∼2024년 기준 유럽 클럽 랭킹 6위 도르트문트는 무려 27개의 슈팅(유효 슈팅 10개)을 퍼부으며 울산을 공략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 한 경기 최다 타이인 10개의 세이브를 작성한 조현우의 ‘선방쇼’로 1골을 넣는 데 그쳤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애슬레틱’에 따르면 이날 도르트문트의 기대득점(xG)은 3.42였다. 적어도 세 골은 넣을 수 있는 경기였다는 얘기다.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공동 득점왕(13골)인 도르트문트 공격수 세루 기라시(29)는 4개의 유효 슈팅을 쏘고도 조현우를 뚫지 못했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소파스코어’는 조현우에게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높은 평점 9.7점을 줬다. 조현우는 경기 후 “공이 내게 많이 날아올 것으로 예상했다. 즐기면서 경기에 임한 덕에 선방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조현우의 활약은 독일에서도 화제가 됐다. 독일 ‘슈피겔’은 “도르트문트가 ‘독일의 공포’를 극복했다. 다만 울산 조현우는 7년 전 월드컵처럼 도르트문트의 슈팅을 막았다”고 전했다. 조현우는 한국이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당시 FIFA 랭킹 1위이던 독일을 2-0으로 꺾고 ‘카잔의 기적’을 이뤄냈을 때 온몸으로 상대의 슈팅을 막아내며 무실점 경기를 펼쳐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최종전에서 한국에 덜미를 잡힌 독일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조현우의 별명인 ‘빛현우’(눈부신 선방을 보여줬단 뜻)도 이때 만들어졌다.

2026 북중미(미국, 캐나다, 멕시코) 월드컵 개최국 중 하나인 미국에서 열린 이번 클럽월드컵에서 인상적 활약을 펼친 조현우의 시선은 이제 월드컵 본선으로 향한다. 조현우는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10경기 중 9경기에 선발로 나서 한국의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에 힘을 보탰다. 부상 등 변수가 없다면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참가가 유력하다. 과거 울산을 이끌 때 “조현우 덕에 승점을 많이 얻는다”고 했던 홍명보 감독(56)은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에도 조현우을 중용하고 있다. 조현우는 다음 달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 참가하는 대표팀에도 뽑혔다.

이날 우라와 레즈(일본)는 E조 최종전에서 몬테레이(멕시코)에 0-4로 패해 울산처럼 3패로 대회를 마쳤다. 하지만 울산과 우라와는 이번 대회 출전료로 955만 달러(약 130억 원)를 챙겼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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