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2패로 16강 진출이 좌절된 G조의 두 팀이 ‘멸망전’을 벌였다. 분위기는 살벌했다.
27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아우디필드에서 열린 FIFA 클럽월드컵 G조 최종전에서 아랍에미리트의 알 아인이 모로코의 위다드 카사블랑카를 2-1로 이겼다. 이 승리로 1승 2패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위다드는 3전 전패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알 아인의 박용우는 선발 출전, 풀타임 활약했다. 중앙 수비수로서 수비 라인을 조율하면서 필요할 때는 직접 돌파를 시도하기도 했다.
위다드가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전반 4분 상대 수비가 전열을 정비할 틈도 없이 먼저 골을 터트렸다. 모하메드 무피드의 패스를 받은 카시우스 마일루라가 슈팅을 연결, 골망을 갈랐다.
이후 양 팀은 위협적인 기회를 주고받으며 공방전을 벌였다. 전반 21분에는 위다드의 아유브 부체타가 역습 상황에서 때린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갔다. 바로 이어진 알 아인의 공격 기회에서는 수피안 라히미가 단독 찬스를 맞았으나 슈팅이 상대 골키퍼에 걸렸다.
라히미는 이날 관중석 대부분을 점령한 위다드팬들의 집중 타겟이 됐다. 경기전 선수 입장 때부터 야유를 한몸에 받았다.
이유가 있었다. 알 아인에 합류하기전 지역 라이벌팀 라자 카사블랑카에서 뛰었던 그를 위다드팬들은 곱게 보지 않았다.
경기장 분위기는 일방적이었지만, 알 아인은 위축되지 않았다. 35분에는 코조 라바의 슛이 골망을 흔들렸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전반 43분 알 아인이 마침내 동점을 만들었다. 벌칙 구역 내에서 아디스 야시치에 대한 반칙이 VAR 판독 끝에 인정되면서 페널티킥이 주어졌다.
키커로 나선 라바가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키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라바는 위다드 서포터 앞으로 가서 두 팔을 펄럭이는 춤을 추며 팬들을 도발했다. 격분한 팬들이 물병을 던지면서 위험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알 아인은 후반 5분 역전에 성공했다. 마티아스 팔라시오스가 내준 패스를 카쿠가 왼발슛으로 연결, 골망을 갈랐다.
팔라시오스가 패스를 내주기전 경합 과정에서 위다드 수비가 쓰러졌는데 이 장면에 대한 VAR 판독이 있었지만 득점이 확정됐다.
알 아인은 이후에도 주도권을 가져갔다. 추가 득점을 위한 시도가 이어졌지만, 쉽게 골문을 열지는 못했다.
역습으로 기회를 엿보던 위다드는 후반 40분 프리킥 찬스를 얻었지만, 이를 살리지 못했다. 오히려 알 아인에게 역습을 허용하며 단독 찬스를 내주기도 했다.
위다드의 역습이 후반 막판까지 계속됐지만, 알 아인의 수비벽을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다.
[워싱턴DC(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