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최고조 치닫은 'AI 동맹'…오픈AI, MS 반독점 고발도 검토[송영찬의 실밸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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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6.17 10:34 수정2025.06.17 10:34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열린 마이크로소프트(MS)의 최대 연례행사 '빌드 2024'에 깜짝 등장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열린 마이크로소프트(MS)의 최대 연례행사 '빌드 2024'에 깜짝 등장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대표적인 ‘인공지능(AI) 동맹’으로 꼽히던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 간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오픈AI가 영리법인 전환을 추진하며 기존 최대 주주던 MS가 더 많은 지분율을 요구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에 오픈AI는 MS의 행위를 반(反)경쟁 행위로 규정하고 경쟁당국에 고발하는 것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빅테크의 AI 개발 경쟁이 과되는 가운데 미국 테크업계에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오픈AI, MS 반독점 고발까지 나서나

올해 열린 '마이크로소프트(MS) 빌드 2025' 행사에서 화상으로 참석해 대담을 나누고 있는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 왼쪽)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 AFP연합뉴스

올해 열린 '마이크로소프트(MS) 빌드 2025' 행사에서 화상으로 참석해 대담을 나누고 있는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 왼쪽)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 AFP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오픈AI 경영진이 미국 연방 경쟁당국에 MS를 반경쟁적 행위로 고발하는 것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고발 뿐 아니라 MS의 반경쟁적인 행위를 알리는 공개적인 캠페인을 진행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MS에 대한 광범위한 반독점 조사를 개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픈AI가 실제 행동에 나설 경우 MS에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FTC는 MS의 오픈AI에 대한 투자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갈등은 오픈AI가 영리법인으로 전환한 뒤 MS의 지분을 두고 두 회사가 이견을 보이며 벌어졌다. 보도에 따르면 협상 과정에서 MS는 오픈AI가 제시한 것보다 더 큰 지분을 요구했고, 오픈AI는 난색을 보였다. 오픈AI는 지난달 공익법인(PBC)으로 개편해도 전체 사업 통제권은 비영리 조직이 가지게 될 것이라며 한발 물러섰지만, 영리법인이 사업 통제권을 쥐지 않을 경우 투자금 유치에는 경고등이 들어온 상태다. 오픈AI는 지난 3월 테크업계 역대 최대인 400억달러(약 55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는데 이 중 3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소프트뱅크는 올해 연말까지 영리법인으로 전환하지 않을 경우 투자금을 200억달러로 줄이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가 최근 30억달러에 인수를 발표한 코딩 스타트업 윈드서프도 갈등의 핵심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픈AI의 최대 주주인 MS는 계약에 따라 현재 오픈AI의 모든 지식재산권(IP)에 접근할 수 있지만 오픈AI는 MS가 윈드서프의 IP에는 접근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MS가 ‘깃허브 코파일럿’ 등 코딩에 특화한 자체 AI 모델로 시장에서 직접적으로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테크업계 지각변동 예고

손 마사요시(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함께 무대를 내려가고 있다./ REUTERS

손 마사요시(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함께 무대를 내려가고 있다./ REUTERS

양사 간의 갈등은 올해 초부터 예고됐다. 오픈AI는 설립 초기 자사에 거액을 투자해 최대 주주 지위를 유지해온 MS와의 계약에 따라 MS를 유일한 클라우드 컴퓨팅 제공업체로 지정해야한다. 하지만 오픈AI는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AI 인프라 확충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 참여하며 소프트뱅크·오라클과 함께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까지 나선 상태다. 영리법인 전환과 함께 자금조달도 완료되면 최대 주주도 소프트뱅크로 넘어가게 된다.

지난 1년간 상호 간의 의존도를 낮추는 데 전념해온 두 회사가 직접적으로 맞붙을 경우 미국 테크업계엔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WSJ는 “현재 두 회사는 소비자용 AI 챗봇부터 기업용 AI 도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군에 걸쳐 경쟁하고 있다”며 “오픈AI는 다른 클라우드 기업과의 협력을 원하고 MS는 오픈AI가 인간 수준의 지능을 달성해도 오픈AI 기술에 접근하고 싶어 하는데, 이는 현재 수준의 파트너십이 끝난다는 걸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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