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중 모기 안 물리는 게 최선"…2년 만에 지카바이러스 환자 발생

최근 인도네시아 발리를 다녀온 뒤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발생했다. 국내에서 환자가 발생한 건 2년 만이다. 방역당국은 동남아를 포함한 위험국가를 방문할 때 감염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4일 질병관리청과 제주도에 따르면 40대 남성 A씨는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한 뒤 지난달 30일 제주에서 지카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지에서 모기에 물려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카바이러스는 해당 바이러스에 감염된 숲모기에 물리면 전파될 수 있다. 3~14일의 잠복기가 지나면 피부가 붉게 변하는 등 반점구진성 발질, 발열, 결막 충혈, 근육·관절통의 증상이 나타난다. 치사율은 극히 낮지만, 드물게 중증 신경학적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통상 충분히 휴식하면 회복된다.

다만 임신 중 감염은 조산·사산할 수 있으며 아이가 소두증이나 선천성 기형을 초래할 수 있다.

질병청에따르면 국내에서 매개 모기에 물려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는 없다. 2016년부터 현재까지 발생 이력을 보면 총 40명의 환자가 발생했는데, 실험실 감염 1건을 제외한 39건이 해외에서 유입된 사례다. 필리핀과 태국에서 각 10명, 베트남 7명, 몰디브·인도네시아에서 각 2명의 환자가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기준 지카바이러스 감염은 미주를 비롯해 92개국에서 발생했다. 태국 등 우리 국민이 많이 찾는 동남아 지역 국가에서도 환자가 다수 나왔다.

전 세계 지카바이러스 감염 환자는 2023년 5만6601명, 지난해 4만4957명, 지난달 기준 올해 1만2660명이 보고됐다. 2023년부터 지난달까지 환자 대부분은 브라질(10만8897명)에서 나왔다. 태국과 싱가포르에서도 각각 1106명, 47명이 감염됐다.

질병청은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만큼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감염증 발생국가 여행 시 예방수칙을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귀국 후에는 2주 이내 발진 등의 의심 증상이 나타나는지 지켜보고, 증상 발생 즉시 의료기관에 방문, 해외여행 사실을 알려야 한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위험국에서 모기물림 후 2주 이내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을 방문해 의료진에게 해외 방문력을 알리고 신속한 진단,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