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스테이블코인 본질과 코인고래기업 E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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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열
신한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수석연구원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수석연구원

뉴시스
최근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관련 종목의 주가가 요동치고 있지만 당장 매출이나 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된 사례는 눈에 띄지 않는다. 기업 입장에서 본다면 정책 기대감을 등에 업고 신사업을 선점하기 위해 ‘우선하겠다’고 나서는 것이 우월전략이지만 스테이블코인의 본질과 사업성이 무엇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우선 스테이블코인의 본질은 비(非)서방 세력이 떠나고 있는 미 국채에 대한 수요 확대다. 스테이블코인 발행기업 써클은 코인 유통 물량이 확대되는 만큼 미국 단기채에 투자해 수익을 낸다. 운용을 위탁받은 자산운용사는 수수료를 수취하고, 수탁사에 보관 비용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생태계가 조성된다.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한국인도 쉽게 매수할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은 이미 원화 표시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어떤 통화로 표시하느냐가 본질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이유다.

현재 미국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스테이블코인 주요 의제는 표시 통화의 문제가 아닌 국적의 문제다. 스테이블코인 1위 발행사 테더는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으로 미 국채를 매입하지만, 그동안 누적된 이익으로 축적한 실물 금과 비트코인 또한 각각 50t, 10만 개에 달한다.

지난달 30일 미국 상원은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 Act)’을 통과시켰는데 의회예산처는 이 법안이 향후 10년간 연방 부채를 3조3000억 달러 늘릴 것으로 추계했다. 애당초 갚을 계획이 없는 부채를 계속 늘리는 상황이 피난처로서 디지털 자산을 찾게 되는 이유다. 올해 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효율부(DOGE)를 신설해 공무원을 대량 해고했지만, 결국 정치적 역풍을 맞아 내려올 수밖에 없었으며 아직도 이 법안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우후죽순 등장 중인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기업과 정부를 가리지 않고 있다. 미국 와이오밍주는 주정부 최초로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선언했다. 출시 목표일은 다음 달 20일로 현재 실현 가능성은 59% 수준으로 집계된다. 은행권 중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연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확률이 40%다.

코인고래사는 ‘코인 보유기업’, ‘코인 채굴기업’, ‘코인 발행기업’, ‘블록체인 기업’ 등 네 부류로 나눌 수 있다. 그중 대표 코인 보유기업인 스트래티지(옛 마이크로스트래티지)를 표방해 비트코인 매입 전략을 채택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실제로 코인전환사채 상장지수펀드(ETF) 편입 종목 대부분은 2029년 6월부터 주식전환 청구가 가능한 스트래티지의 전환사채다. 비트코인을 보유함으로써 주가를 부양하겠다는 마이클 세일러 스트래티지 회장의 전략을 모방하는 기업으로는 일본에 상장된 메타플래닛, 코인 채굴회사인 비트마인이 있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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