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신종 감염병 창궐 대비 mRNA 백신 개발 속도
24일 질병관리청은 “새로 발견된 박쥐 코로나바이러스 실험은 현재 동물 실험보다도 한 단계 낮은 세포 수준의 실험 단계”라며 “인체 감염과 전파가 일어났을 때 감염력이나 치사율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연구진들은 최근 박쥐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HKU5-CoV-2’를 발견했다.
연구진들은 이 바이러스가 코로나19를 유발하는 SARS-CoV-2 바이러스와 동일한 세포 표면 단백질로 구성돼, 인간 수용체를 통해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HKU5-CoV-2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를 포함하는 메르베코바이러스군에 속하는 코로나바이러스다.
연구진들은 이 신종 바이러스가 “더 넓은 숙주 범위와 더 높은 종간 감염 잠재력을 가질 수 있으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파될 가능성은 아직 조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해당 연구가 생명과학 분야 권위지인 ‘셀(CELL)’에 실리며 실험 데이터의 신뢰성은 높은 것으로 알려지지만, 아직 인체 감염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에는 섣부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여상구 질병청 신종감염병대응 과장은 “데이터의 신뢰성은 검증됐지만 현재 세포 단계에서 진행된 실험이라 실제로 사람이 감염됐을 때 상황을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했다.또 “동물 실험을 했을 때 치사율이 높은 바이러스가 사람에게는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코로나19 때 유명했던 중국 우한에서 진행된 실험이라 더욱 경계하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이번 연구는 ‘배트우먼’으로 알려진 중국 바이러스학자 시정리가 광저우실험실에서 주도했으며 광저우과학원, 우한대학, 우한바이러스학 연구소 연구진이 참여했다. 시정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과 관련한 우한연구소 실험실 유출설의 중심에 있는 인물로 유명하다.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는 크게 엠베코바이러스, 사르베코바이러스, 메르베코바이러스, 노베코바이러스 등 4개 종류가 있다. 코로나19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은 모두 사르베코바이러스 계열이며, 신종 박쥐 바이러스는 메르베코바이러스 계열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가장 위험한 바이러스 및 세균’ 목록 30종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사르베코바이러스와 메르베코바이러스 두 종의 코로나바이러스도 포함돼 있다.
정부는 신종 감염병에 대비해 2028년까지 총 5300억 원을 투입하고 국산 mRNA 백신 개발에 착수한다. 올해는 총 254억 원이 투입되며 감염병 유행 후 100∼200일 이내에 개발이 가능한 mRNA 백신 플랫폼의 확보가 목표다.기존 백신 접종이 병원균 자체를 인체에 주입하는 방식이라면 mRNA 백신은 바이러스 유전 정보를 통해 만든 항체를 주입하는 것으로 안전성과 정확성, 신속성 측면에서 뛰어나다. 또한 mRNA 백신 플랫폼이 개발될 경우, 유전자 정보를 보다 빠르게 파악·활용할 있어, 또 다른 치료제 개발에도 속도가 날 전망이다.
여 과장은 “전 세계적으로 mRNA 백신 플랫폼을 확보하는 게 대세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mRNA 백신 개발을 위한 예산을 작년에 확보했는데, 변이되기 쉬운 신종 바이러스에 대비해 mRNA 백신 플랫폼 개발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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