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피플 in 뉴스]‘메탈’을 예술로 만든 오지 오즈본, 하늘 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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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비메탈은 1960, 1970년대 하드록에서 진화한 음악 장르로 무겁고 거친 사운드와 전자 악기로 내는 금속성의 음향이 특징입니다. 이 장르를 사실상 창시한 밴드는 바로 ‘블랙 사바스’이며 그 중심에 오지 오즈본(1948∼2025·사진)이 있었습니다.

영국 출신인 오즈본은 1968년 블랙 사바스를 결성하고 1970년대 초 ‘Iron Man’, ‘War Pigs’, ‘Paranoid’ 같은 명곡을 통해 헤비메탈이라는 새로운 음악 장르를 자리매김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1979년 밴드와 결별하며 그룹 활동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이듬해 솔로 앨범 ‘Blizzard of Ozz’를 발표하면서 오즈본은 화려하게 복귀했습니다. 천재 기타리스트 랜디 로즈와 함께 만든 ‘Crazy Train’, ‘Mr. Crowley’는 지금까지도 록 음악의 대표곡으로 꼽힙니다. 이후에도 그는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하며 대중음악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공연 중 여러 기행(奇行)으로 ‘어둠의 제왕’이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오즈본은 단순한 ‘괴짜’가 아니었습니다. 비음 섞인 독특한 음색, 강렬한 무대 존재감, 그리고 메탈의 음산한 미학을 체화한 그의 퍼포먼스를 팬들은 하나의 예술로 받아들였습니다.

오즈본은 샤론 오즈본과의 결혼으로 삶의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아내이자 매니저인 샤론의 기획으로 MTV 리얼리티 쇼 ‘오즈본 가족’에 출연하면서 그는 대중에게 보다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갔습니다. 헤비메탈의 전설은 어느새 가정적인 중년 스타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2019년 파킨슨병 진단 이후 오즈본의 건강은 악화됐고, 올해 7월 블랙 사바스의 고향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고별 공연을 끝으로 무대와 작별을 고했습니다. 그리고 불과 17일 뒤 세상을 떠났습니다.

오즈본은 작곡가라기보다 음악 장르의 상징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완벽한 보컬리스트라기보다 대중음악사에서 하나의 상징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는 목소리로 메탈의 탄생을 알렸고, 메탈을 하나의 문화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유명한 음악 잡지 ‘롤링 스톤’이 “좋은 목소리는 아니지만, 위대한 목소리를 가진 가수”라고 평한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오즈본은 마지막 무대를 앞둔 인터뷰에서 “이보다 더 멋지게 떠날 수 있을까?”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마지막 말처럼 무대를 끝으로 맞이한 그의 죽음은 끝까지 록스타였음을 증명한 강렬한 퇴장이었습니다.

이의진 도선고 교사 roserain99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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