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총기 사건 당시 경찰 무전…“장비 없어 진입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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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발생한 사제총기 살인 사건 당시, 경찰이 방탄 헬멧과 방탄 방패가 없어 현장 진입이 늦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4일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실이 공개한 무전 녹취록에 따르면, 연수경찰서는 지난달 20일 오후 9시31분 “시아버지가 총을 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이후 4분 뒤인 9시35분, 출동 경찰에게 테이저건과 방탄 장비 착용을 지시했다.

오후 9시42분에는 “방탄복을 착용했으면 바로 진입하라”는 지시도 내려졌지만,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들은 “화약 냄새가 심하고 쇠구슬이 있으며, 내부에 총기를 장전한 채 있는 아버지가 있다”며 진입을 미뤘다.

경찰은 현관문 비밀번호까지 확보했지만, 실탄 여부 등 정확한 상황이 확인되지 않고, 방탄 헬멧과 방패도 없어 결국 특공대를 요청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경찰은 “여기 경찰관들이 들어가는 순간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깐 방탄모랑 방탄방패가 있어야 할 것 같다. 무조건 진입하면 안 될 것 같다”고 보고했다.

결국 특공대는 오후 10시44분 현장에 도착했으나, 피의자 A(62)씨는 이미 도주한 뒤였다.

한편 A씨는 지난 20일 오후 9시23분께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한 아파트 33층에서 아들 B(33)씨에게 사제 총기를 두 차례 발사해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경찰에 구속됐다. 이번 범행은 A씨의 생일 파티 도중 발생했으며, 그는 “편의점에 다녀오겠다”며 자리를 비운 뒤 렌터카에서 총기를 꺼내 돌아온 것으로 확인됐다.이후 A씨는 손자·손녀와 며느리를 위협하고, 밖으로 도망치던 가정교사를 향해 두 차례 격발했으나 총탄은 도어락에 맞거나 불발돼 살인미수에 그쳤다. 그는 방 안에 숨어 있던 가족들을 향해서도 총을 겨누고 재장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8월부터 인터넷을 통해 사제총기 제작 영상을 시청하며 범행을 준비해왔다. 그는 국내외에서 부품을 구매해 총기를 직접 조립했고, 총알 없이 뇌관을 타격하는 방식으로 서울 도봉구 자택 내에서 사격 실험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또한 A씨는 범행 전날인 이달 19일 오후 5시부터 약 24시간에 걸쳐 자택에 시너 34ℓ를 9개 용기에 나눠 담고, 각 용기에 타이머와 점화장치를 설치해 방화까지 준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가 “가족들이 자신을 셋업(set up·함정)했다”며 반복적으로 피해망상성 진술을 이어왔고, 지속적인 경제적 지원을 받았음에도 “외톨이가 됐다”는 고립감 속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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