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어디서든 행복 축구해! 곧 다시 만나자”…UCL 준우승·UEL 우승 함께한 ‘10년 지기’의 격한 응원 [MK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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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베테랑 수비수 벤 데이비스가 10년 동안 바라본 절친 손흥민에 대해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마지막까지 손흥민의 앞날을 진심으로 응원했다.

데이비스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토트넘과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2차전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손흥민을 떠나보내는 마음을 전했다.

이날 경기는 손흥민의 토트넘 고별전. 앞서 그는 “올여름을 끝으로 팀을 떠날 것”이라고 알렸다.

벤 데이비스. 사진=김영훈 기자

벤 데이비스. 사진=김영훈 기자

데이비스는 손흥민의 이적에 대해 “여러 감정이 든다. 손흥민은 훌륭한 선수이면서, 훌륭한 친구이면서, 훌륭한 사람이다. 오랫동안 함께하고 있다. 떠나니까 복잡한 마음이다. 앞으로 그가 없이 경기할 때마다 묘한 기분일 것 같다”라고 말했다.

데이비스는 1993년생 웨일스 출신 수비수다. 2012년 스완지 시티에서 프로 데뷔해 2014년 토트넘으로 이적, 2015년 손흥민이 합류한 뒤 현재까지 한솥밥을 먹고 있다. 11시즌 동안 구단 통산 358경기 9골 26도움을 기록 중이다.

손흥민은 데이비스의 아들 랄프 데이비스의 대부일 정도로 두 사람의 관계는 막역하다. 데이비스는 2023년 6월 랄프가 태어나면서 아빠가 됐다. 서양 문화권에는 부모가 절친에게 대부모가 되어 줄 것을 요청한다. 가장 신뢰하는 인물이라는 뜻이다.

사진(서울 상암)=천정환 기자

사진(서울 상암)=천정환 기자

데이비스는 손흥민과 함께 토트넘의 왼쪽을 지키며 2016-17시즌 프리미어리그 준우승,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2020-21시즌 잉글리시폿볼리그(EFL)컵 준우승을 경험한 뒤 지난 시즌 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감격의 순간을 함께했다.

손흥민의 고별전에서는 가장 마지막까지 경기장 위에서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주장 완장을 차고 약 65분 동안 활약한 손흥민은 모하메드 쿠두스와 교체되며 벤치로 향했다. 토트넘뿐만 아니라 뉴캐슬 선수들 또한 그를 배웅했다.

데이비스는 가장 마지막에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에게 주장 완장을 건네받은 뒤 꽉 끌어안았다. 10년의 시간을 말보다는 하나의 행동으로 표현하는 모습이었다.

사진(서울 상암)=천정환 기자

사진(서울 상암)=천정환 기자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던 데이비스는 손흥민과 작별을 앞두고 눈시울을 붉혔다. 손흥민은 “(함께 지내는 동안) 좀처럼 우는 모습을 못 본 선수가 데이비스다. 오늘은 (눈물이 날까 봐) 옆으로 오지 말라고 하더라. 눈을 보니 빨개져 있었고, 눈물도 맺혀있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데이비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 (저는) 랄프의 대부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자랑스러운 대부가 되고 싶다. 선수로서, 사람으로서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라고 다짐했다.

데이비스는 새로운 도전에 나설 손흥민에게 응원을 보냈다. 그는 “저와 손흥민은 축구를 넘어 인생에서 여러 부분을 나누는 사이다. 그가 어느 팀으로 향하든지 성공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그가 떠나 슬프지만, 좋은 친구로서 좋은 팀으로 향해 행복했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 다음은 토트넘 수비수 벤 데이비스의 인터뷰 일문일답.

벤 데이비스. 사진=김영훈 기자

벤 데이비스. 사진=김영훈 기자

- 손흥민에게 벤 데이비스는 ‘가족’이더라. 데이비스에게 손흥민은 어떤 존재인가.

나도 마찬가지. 가족이다. 그가 이적한다고 연락이 끊기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가족인 것은 변함이 없다.

- 오늘 경기 전후로 특별히 주고받는 이야기가 있는지.

당연히 많은 대화를 나눴다. 오늘 경기 후 어떤 일이 일어날까 대화도 나눴고, 앞으로 어디에 있든지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다시 만날 날이 그렇게 멀지 않을 거라고 말했었다.

- 지난 10년 동안 손흥민이 토트넘에 남긴 ‘레거시(유산)’는 무엇인가.

손흥민이 뛰는 동안 토트넘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가 많은 영향을 줬다. 한국에 여러 번 방문한 것 또한 그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 동안 손흥민은 팀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토트넘도 많이 변했다. 그가 떠나는 건 팀에 아주 슬픈 일이다.

[상암(서울)=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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