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세뱃돈 맡겨 엄마한테 맡겨, 저금해줄께.”
미성년 자녀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이 어린시절 설날 세배를 마치고, 어머니께 많이 듣던 말이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에겐 이런 말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인터넷전문은행(인뱅)을 중심으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비대면으로 개설할 수 있는 입출금 계좌와 체크카드 등 다양한 금융 상품이 출시됐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청소년들의 세뱃돈에 대한 인식도 저축까지 고려해, 직접 관리하겠다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최근 우리은행이 발간한 ‘청소년 라이프스타일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실시한 만 14~18세(이하 만 나이) 청소년 3729명 대상 조사(2024년 9월)에서 세뱃돈을 ‘직접 관리하겠다’는 비율이 81.8%로 부모님 관리(18.2%)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또 저축의 필요성도 92.8%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자료=우리은행) |
이런 미성년자 고객들의 수요를 반영해 인뱅 3사에선 편의점 등 주요 사용처에서 캐시백 혜택까지 주는 체크카드를 포함한 다양한 금융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부모님들은 더이상 세뱃돈을 직접 관리할 필요없이, 아이 명의로 계좌를 만들어 세뱃돈을 관리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다.
미성년자 금융서비스를 가장 적극적으로 출시한 곳은 토스·토스뱅크다. 토스뱅크는 0세부터 16세까지 이용할 수 있는 ‘아이 서비스’를 통해 미취학 아동까지 계좌계설이 가능하다. 토스뱅크 통장은 부모가 미성년자 자녀 계좌를 비대면으로 개설할 수 있는 ‘토스뱅크 아이 통장’을 출시해 이용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 통장은 계좌 개설과 체크카드 발급 등 모든 과정을 토스 앱에서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토스뱅크는 가족관계증명서 등 서류 확인 과정을 스크래핑 기술을 통해 전면 자동화했다.
토스뱅크 아이 통장은 7세 이상 자녀가 본인 휴대전화에서 토스 앱으로 직접 내역을 조회하고, 송금도 가능하다. 또 토스뱅크는 중고거래나 금융사기 방지를 위한 모니터링 시스템과 금융사기 범죄 발생 시 선제적으로 피해를 지원하는 ‘안심보상제’ 등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 통장을 개설한 후엔 최고 연 5.5%(세전)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아이 적금도 가입 가능하다. 아동수당 입금·체크카드 사용 등 기타 은행거래 실적과 상관없이 만기까지 매월 자동이체만 성공하면 가입자 누구나 최고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적금 가입 기간은 12개월이며, 월 최대 20만 원 납입 가능하고 15세까지만 가입 가능하다.
12세 이상이면 본인 명의로 ‘토스뱅크 체크카드’ 발급이 가능해 아이 통장에 있는 돈을 직접 사용할 수 있다. 또 전국 어디서든 결제할 때마다 제한 없이 캐시백을 받을 수 있다. 집중 캐시백으론 편의점, 대중교통, 카페, 패스트푸드 등 아이가 자주 가는 곳에서 캐시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이벤트 캐시백을 통해 매달 바뀌는 혜택도 성인 고객과 동일하게 받을 수 있다.
토스 틴즈 ‘유스카드’. (자료=토스) |
토스에서는 7~18세 이하 대상 ‘틴즈(teens)’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현재 사용자 수가 230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틴즈 서비스에선 본인 명의로 선불 충전식 카드인 ‘유스카드’를 발급할 수 있다. 유스카드는 CU 편의점에서 현금으로 충전하거나 연결된 가상 계좌에 금액을 이체해 온·오프라인 구분 없이 사용(청소년 제한업종, 자동 결제·해외 결제 제한)할 수 있다. 또 ‘티머니’와 제휴해 교통카드 기능도 제공한다. 이밖에 틴즈 사용자들은 가상머니 1000달러를 활용해 국내·외 모의 주식투자도 경험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7~18세 이하 대상 ‘카카오뱅크 미니(mini)’라는 은행 계좌가 없이 돈을 보관·이체할 수 있는 선불전자지급수단을 선보여 지난해 말 기준 250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미니 카드를 이용하면 이체와 입금, ATM 무료 출금 등을 할 수 있다. 이용자는 50만원까지 보유할 수 있고 쓴 돈과 남은 돈을 앱에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청소년 고객들의 저축 경험과 올바른 금융습관을 키울 수 있도록 ‘미니 26일 저금’서비스를 제공한다. 26일동안 매일 500원에서 2000원씩 저금해 최대 5만 2000원을 모을 수 있다.
카카오뱅크 미니 카다. (자료=카카오뱅크) |
케이뱅크는 14~18세 미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선불전자지급수단인 ‘케이뱅크 하이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케이뱅크 앱에서 비대면으로 가입해 입·출금과 이체 등 은행 계좌처럼 사용할 수 있다. ‘하이틴 카드’를 발급하면 하루 50만원으로 한 달 총 200만원까지 이용할 수 있다. 하이틴의 보관 금액 한도는 50만원이고, 선불충전교통카드(캐시비)를 탑재했다. 전국 은행과 GS25 편의점 ATM 기기 등에서 현금 입·출금도 무료로 가능하다.
하이틴 카드의 특징은 10대 청소년들이 편의점 등 주요 온·오프라인 사용처에서 특별한 실적 조건 없이 결제 캐시백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하이틴 카드로 결제하면 캐시백을 월 최대 2000원(연간 최대 2만 4000원)까지 받을 수 있다. 특히 전국 편의점 5개 브랜드(GS25,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미니스톱)에서 결제 금액 상관없이 이용시 100원씩 월 최대 10회(1000원) 캐시백을 받을 수 있다. 패션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지그재그·무신사와 네이버웹툰 등 온라인 전 업종에서도 결제금액 관계없이 100원씩 월 최대 5회(500원) 캐시백이 가능하다.
케이뱅크 하이틴카드. (자료=케이뱅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