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메기' 맞나…인뱅, 5대 은행보다 이자장사 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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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혁신금융, 포용금융을 제공하기 위해 출범했던 인터넷전문은행(인뱅)의 예대금리차가 시중은행의 2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저신용자 등 금융 취약계층에게 대출을 제공하기 위해 대출금리가 높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주장과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30일 은행연합회에 공시한 인뱅 3사(토스뱅크,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의 가계 예대금리차(정책금융 제외)는 지난해 11월 신규 취급 기준 1.40~2.48%포인트로 나타났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1.00~1.27%포인트 수준인 것과 비교해 두 배가량 높다. 은행별로 보면 토스뱅크가 2.48%포인트로 가장 높고 카카오뱅크가 2.04%포인트, 케이뱅크가 1.40%포인트로 그 뒤를 따랐다.

특히 지난해 1월 카카오뱅크의 예대금리차는 0.67%포인트, 케이뱅크는 0.58%포인트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초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대출 금리를 낮춰 공격적으로 영업했다. 오랜 기간 이자를 내야 하는 ‘충성고객’을 빠르게 흡수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나면서 이 같은 공격적인 영업이 어려워졌고 결국 인뱅은 9월 이후 주담대 최장 대출 기간을 축소하고 관련 금리를 인상했다.

높은 예대 차만큼 수익률도 높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3대 인터넷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2%를 기록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2.16%, 케이뱅크는 2.07%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순이자마진은 최고 1.8%(농협은행)에 그친다. 국민은행(1.8%), 신한은행(1.59%), 하나은행(1.47%), 우리은행(1.45%) 모두 1%대를 기록했다.

시중은행과 달리 영업점을 운영하지 않는 인뱅은 낮은 고정비용을 바탕으로 가계대출에 주력하면서 손쉽게 이자장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뱅이 중·저신용자를 포함한 금융 소외계층에게 더 낮은 금리와 포용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출범했으나 ‘초심’을 잃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인뱅이 주택담보대출 위주의 손쉬운 영업에 치중해선 안 된다”며 “시중은행에서 다루지 못하는 다양한 자금수요나 중·저신용자에 대한 자금공급 등에 차질이 없도록 본연의 역할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지적이 잇따르자 금융당국은 올해 제4인터넷전문은행 인가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특화 은행을 선정할 계획이다.

한편 이러한 지적에 대해 인뱅도 중·저신용대출 공급으로 여신금리가 상승해 예대금리차가 확대한 것이고 건전성 관리를 위해서도 주담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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