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참에 방카 4단계 허용해달라”

14 hours ago 3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은행연계보험(방카슈랑스)에 대한 판매 규제 비율이 19년 만에 완화되는 가운데 일부 손해보험사가 방카슈랑스 4단계(실손보험·자동차보험·변액보험·종신보험 등 판매 상품 확대) 실행을 요구하고 나섰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은 현재 25%인 방카슈랑스 판매 비중 규제 비율을 생명보험 33%, 손해보험 50~75%로 완화하는 방안을 내놨다. 단 지주계 생보사는 25%룰을 유지하고 지주계 손보사는 33~50%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방카슈랑스 판매 규제가 완화하면서 일부 손보사는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까지 상품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이렉트 채널 등으로 판매채널이 다양해진 만큼 규제 명분이 약해졌다는 것이다. 영업망 축소를 우려하는 법인보험대리점(GA)들의 반대로 보험업계는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저축성보험을 주로 판매하고 제3보험인 건강보험, 암보험, 간병보험 등을 일부 취급하는 실정이다.

저축성보험은 보험계약 만기 시 납입보험료에 이자를 더해 돌려주는 상품으로 지난 2023년 도입된 신회계제도(IFRS17) 하에서 부채로 인식하고 있다. 반면 오랜 기간 보험료를 납입하는 실손보험과 종신보험은 수익성에 도움이 된다. 보험사는 계약기간 경과에 따라 보험계약마진(CSM)을 상각해 이익을 내고 있다.

반면 생보업계는 상품 확대에 다소 부정적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종신보험은 상품 구조가 복잡해 방카슈랑스 채널에서는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은행에 상품 설명을 강화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수수료도 늘어날 수 있다”며 “종신보험은 다른 상품에 비해 보험료가 비싸고 판매 규제 비율 완화에 따라 업계 경쟁이 심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방카슈랑스 판매 규제 완화만으로도 소비자 부담이 늘어나고 선택권을 제한받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은행의 리베이트 요구가 증가할 수 있다”며 “보험사는 마케팅 비용 증가에 따라 보험료를 인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은행의 입맛에 맞는 상품만 개발될 가능성이 커지고 고객 중심적인 보험 상품은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