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얀트리’ 스프링클러 밸브 잠긴 기록 확인

6 hours ago 2

화재 당시 장치 ‘수신기’ 확인 결과
물 흐른 흔적은 있어 정밀 조사 필요
‘삼정기업 운영’ 동물원 재개장 연기

부산에서 6명이 숨진 반얀트리 리조트 공사 현장 화재 참사의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화재 희생 유가족과 중대재해 없는 세상만들기 부산운동본부는 22일 사고 현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이들은 중대재해법에 의한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책 마련, 시공사인 삼정기업과 삼정이앤씨, 시행사인 루펜티스의 기자회견을 통한 공식 사과, 추모비·조형물·기록물 마련, 제대로 된 배상과 보상 및 유가족 지원책 마련을 요구했다. 유족들은 “수사가 진행 중인 현장인데 왜 시공사에서 현장을 관리하고 있으며 현장이 훼손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 직후 사고 현장을 직접 둘러보겠다는 유족과 경찰은 한때 마찰을 빚기도 했다. 경찰이 붕괴 위험과 현장 훼손 우려 등을 이유로 제지하면서다. 이 과정에서 한 유족은 “남편이 여기서 죽었는데 내가 훼손하겠느냐”라며 울부짖기도 했다. 결국 유족들은 경찰과 함께 건물 내부로 들어가 화재 현장을 살폈다.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 밸브가 잠겨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정황도 나와 유족의 분노를 높였다. 부산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16일 합동 감식 과정에서 소방시설의 작동 여부 등에 대한 기록이 담긴 장치인 ‘수신기’ 확인 결과 밸브가 잠겨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공사가 특별한 이유 없이 밸브를 잠갔다면 소방시설법을 위반한 것이다. 다만 소방과 경찰은 현장에 일부 물이 흐른 흔적이 남아 있는 상황을 감안해 보다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삼정기업은 사고 일주일 만인 21일 사과문을 내고 “책임을 통감하고 공식적인 사과가 늦어 죄송하다”며 “철저한 원인 규명 이후 책임 있는 모습으로 사태 수습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고 여파로 부산 유일의 동물원인 ‘삼정더파크’의 재개장도 무기한 연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는 다음 달 추가경정예산안에 동물원 지원 예산 편성을 검토했지만 잠정 중단했다. 삼정더파크는 삼정기업이 짓고 운영하는 동물원으로 적자가 쌓여 2020년 4월 문을 닫았다. 양측은 과거 체결한 협약을 두고 소송 중이며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지만 동물원을 개장해 달라는 시민 여론이 높은 상태에서 협상을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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