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고수들이 삼성중공업 두산에너빌리티 등 상반기 국내 증시를 주도한 조선·원전주를 집중 매수했다.
3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이 증권사를 이용하는 수익률 상위 1% 투자 고수들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일까지 삼성중공업을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이 기간 삼성중공업의 주가는 2.42% 가까이 내렸는데,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매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국내 조선3사 중 하나로 꼽히는 삼성중공업은 한미 조선산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의 수혜주다. 마스가는 한국 민간 조선사의 대규모 미국 투자와 이를 뒷받침할 대출·보증 등 금융 지원을 포함한 프로젝트로, 한미 무역협상 타결에 크게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증권사들도 삼성중공업 목표 주가를 잇달아 올려잡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달 29일 목표 주가를 기존 1만7000원에서 35.3% 높은 2만3000원으로 제시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2분기 실적은 매출 증가, 저가 물량 소진 등으로 이익률이 기대치를 상회했다"며 "하반기 천연가스 해양생산설비(FLNG)의 순차적인 수주와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투자 고수들은 이 기간 주가가 6.4% 하락한 두산에너빌리티도 많이 사들였다. 단기 하락에도 불구하고 수주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하반기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본 것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별도 기준 올 상반기에만 3조8000억원어치를 신규 수주했고, 하반기에도 7조원가량의 수주를 전망하고 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고객인 한전·한수원이 사우디 체코 국내 등에서 대형 원전 수주를 이어가고 있고, 웨스팅하우스 역시 미국 내 10기 외에도 내년부터 폴란드, 불가리아 프로젝트가 이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