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日, 트럼프 관세 공격서 반도체·철강 보호 총력대응

4 weeks ago 11

트럼프 관세에 대만·日 기민 반응
대만 관료들, 워싱턴서 본격 활동
반도체 관세서 TSMC 보호 총력
日경산성, 美에 ‘철강 예외’ 요청
실패 땐 무역보험으로 피해 지원

대만 TSMC 본사 로고

대만 TSMC 본사 로고

“반도체 자유 무역은 죽었다.”

트럼프 당선 가능성을 예상했을까. 대만 반도체의 아버지로 불리는 장충머우(모리스 창·TSMC 창립자)는 미국 대선을 한 달 앞두고 TSMC 사내 행사에서 직원들에게 이렇게 경고했다. 반도체가 상품을 넘어 패권국 간 전략자산으로 지정학적 가치가 더해지면서 이를 제조하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TSMC 직원들도 전사의 마음으로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주문이었다.

그의 경고 후 넉 달만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철강 제품에 대한 25%의 추가 관세를 확정하면서 반도체를 겨냥해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천명했다.

대만 경제를 움직이는 운영체계(OS)와 같은 TSMC의 현실 인식은 정부 관료들과도 일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과정에서 대만을 콕 집어 미국 반도체 산업을 “도둑질했다”고 발언했고 대만 증시가 요동쳤다. 화들짝 놀란 경제 관료들은 대만 반도체 기업들에게 몰아닥칠 트럼프발 퍼펙트스톰에 대비해 협상단을 꾸렸다.

대만 경제부 산하 국제무역국은 지난 1월 미국 플로리다주 상무부와 경제·무역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마러라고 리조트가 위치한 주를 찾아 조기에 협력 체제를 가동한 것이다.

이 양해각서를 주도한 신시아 키앙 국제무역국 사무총장을 대표로 하는 협상단이 이번엔 워싱턴DC에 출격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이 협상단이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반도체 관세 공격 대응과 기존 TSMC에 약속한 대미 반도체 시설투자 인센티브를 철회할 가능성을 차단하는 중책을 맡고 활동한다고 조명했다.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카운터파트인 무역대표부(USTR) 관계자들과 만나 현재 논의되고 있는 반도체 관련 신규 관세 내용을 파악하고 이를 회피할 수 있는 대만 측 조처를 함께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등 외신들은 대만이 최근 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이 미국에 보인 성의 조치들처럼 더 많은 미국산 에너지를 수입하는 방식으로 대미 무역흑자를 완화하는 카드를 모색하고 있다.

대만을 상대로 미국의 지난해 상품 교역 적자는 74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대비 54.6% 폭증한 수준으로 가뜩이나 대만과 무역 불균형을 마뜩지 않아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집중포화를 예고하고 있다.

현재 대만의 액화천연가스(LNG) 주요 구매처는 호주와 카타르인데 트럼프 2기 비상 상황에서 주요 구매처에 미국이 전면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미국산 무기와 농산물 구매 확대 조치를 비롯해 정부 조달 부문에서도 미국산 제품에 대한 정부 구매를 대폭 늘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협상단과 보조를 맞춰 TSMC도 고도의 정무적 대응에 나섰다. 창사 최초로 TSMC 이사회를 지난 10~11일 대만이 아닌 미국 애리조나 땅에서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 여하에 따라 바이든 정부가 반도체과학법을 통해 약속한 66억 달러(9조6000억원) 상당의 보조금이 없던 일로 될 수 있기에 미국에서 이사회를 여는 방식으로 대미 투자와 현지 제조시설 고도화에 대한 의지를 확인시킨 것이다.

일본도 지난 미일 정상회담에 이어 트럼프 행정부가 확정한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일본 정부는 미국이 내달 12일부터 발효한다고 언급한 25% 추가 관세에 대해 미국 정부에 조치 대상에서 일본 기업을 제외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고 전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주미 일본 대사관을 통해 이 같은 건의가 전달됐다고 밝혔다.

만약 25% 관세가 발효되고 미국에 해당 제품을 수출하는 일본 상품들이 피해를 입을 경우 일본무역보험(NEXI)이 관세 부담만큼 보험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도 내놓았다. 무역보험으로 관세 부담이 상쇄되면 일본 철강 기업들은 종전과 동일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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