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김단비가 24일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MVP상을 받은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단비는 8관왕으로 역대 최다 수상 타이 기록도 세웠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아산 우리은행 에이스 김단비(35·180㎝)가 ‘하나은행 2024~20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섰다. 최우수선수(MVP)를 포함해 역대 최다 타이인 8관왕에 등극했다.
김단비는 24일 서울드래곤시티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WKBL(한국여자농구연맹) 출입기자단 투표수 총 116표를 휩쓸며 역대 6번째 만장일치로 정규리그 MVP를 차지했다. 이로써 그는 2022~2023시즌에 이어 개인 2번째 정규리그 MVP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김단비는 또 정규리그 베스트5, 우수수비선수상까지 거머쥐었다. 우수수비선수상은 6개 구단 감독으로 구성된 WKBL 기술위원회의 투표로 선정됐다. 김단비는 정규리그 개인 기록에 따른 통계 부문에서도 득점, 리바운드, 블록, 어시스트에 이어 공헌도 1위에게 주어지는 ‘맑은기술 윤덕주상’까지 차지해 이날 총 8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상금으로만 총 1300만 원을 챙겼다.
역대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8관왕을 차지한 선수는 김단비가 역대 2번째다. 2023~2024시즌 청주 KB스타즈 소속이던 박지수(27·튀르키예 갈라타사라이)가 처음이었다. 당시 박지수는 정규리그 MVP, 베스트5, 우수수비선수, 득점, 2점 야투, 리바운드, 블록, 윤덕주상까지 8개 트로피를 받은 바 있다.
김단비는 이번 시즌 우리은행의 기둥이었다. 박혜진(35·부산 BNK), 최이샘(31·인천 신한은행), 나윤정(27·KB스타즈), 박지현(25·스페인 마요르카) 등이 모두 떠난 상황에서 우리은행을 지탱했다. 팀 공격을 주도했고, 장신 선수가 많지 않은 팀 사정상 상대 센터를 담당하는 등 수비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정규리그 29경기에 출전해 평균 21.10점·10.9리바운드·3.6어시스트·2.1스틸·1.5블록 등 전천후 활약으로 우리은행의 우승을 이끌었다.
이번 시즌을 치르면서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김단비를 팀 내에서 가장 성장한 선수로 꼽았다. 이유가 있었다. 위 감독은 김단비가 뛰어난 기량을 갖추고 있음에도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리더십을 더 발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김단비는 이런 위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주문을 100% 수행했고, 우리은행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진심을 말하고 싶어 수상 소감을 미리 준비하지 않았다”는 김단비는 “시즌 시작 이전에 ‘자신감 있다’는 말을 했지만, 스스로는 고민했고 압박도 받았다”며 “위성우 감독님이 10년간 왕관의 무게를 견디기 위해 노력하고 고민하는 것을 보면서 나도 힘든 시간을 이겨냈다. 마지막 목표는 위 감독님의 최고 작품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더 올라갈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