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새 전공의 대표 한성존 “민주적 집단으로 탈바꿈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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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형’ 평가…“열린 마음으로 정부와 전향적 대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단체의 새 대표로 선출된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선출 직후 그는 “결정 과정을 투명히 공유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강경파’로 분류되던 박단 전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대표가 사퇴한 뒤 새 전공의 대표로 한성존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대표가 선출됐다. 새 전공의 대표는 전공의, 정부, 정치권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26일 저녁 온라인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고 한성존 서울아산병원 대표를 새 비대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전체 수련병원 176단위 중 찬성 96단위, 반대 30단위, 기권 24단위, 불참 26단위로 한 비대위원장의 선출이 가결됐다. 대전협은 28일 오프라인 대의원총회를 열고 이날 임시 총회에서 결정한 사안들을 추인할 예정이다. 그간 전공의 집단 내부에서 ‘불통’ 관련 지적을 받아온 박단 대전협 전 비대위원장은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한 위원장은 지난해 2월 정부가 의과대학 2000명 증원 계획을 밝히자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레지던트 3년차 과정을 마치고 병원을 사직했다. 이후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대표를 맡아 수련병원 사직 전공의들의 의견을 대변해왔다.

새 사직 전공의 대표가 선출되면서 의정 간 대화는 보다 원활해질 것으로 보인다. 27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 대표는 “열린 마음으로, 또 전향적으로 정부, 정치권과 대화하겠다”고 했다.

또 그는 “소통을 강화해 민주적인 전공의 집단으로 탈바꿈시키겠다”며 “의료계의 힘을 하나로 모아 의정갈등을 잘 끝내고 싶다”고 말했다. 내부 의견 수렴과 정부와의 전향적인 대화를 통해 장기화되고 있는 의정갈등을 조속히 해결하고 싶다는 의지를 재차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의료계에서는 원만한 내부 소통이 한 위원장의 강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위원장은 24일 박단 전 비대위원장 사의 표명 이후 서울아산병원 내부에 대표 재신임 투표를 거쳐 92.4%의 동의를 얻었다.

● “학생 교육 문제 해결 필수적”전공의들의 요구안은 현재 크게 3가지로 압축된 상태다. 24일 서울아산병원 등 4개 수련병원 전공의 비대위는 성명을 내고 필수의료정책 패키지와 의료개혁 실행방안 재검토, 보건의료 거버넌스의 의사 비율 확대 및 제도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수련 연속성 보장 등 이른바 ‘3대 요구안’을 정부에 제시했다. 동시에 “무너진 의료를 다시 바로 세우고 싶다”며 “정부와 함께 해답을 찾을 준비가 돼있다”고 적었다.

이날 한 위원장은 4개 대형병원 전공의들이 3대 요구안을 발표한 이유에 대해서 ‘우선순위’를 꼽았다. 한 위원장은 “3개의 요구안도 많다고 얘기할 사람들도 있겠지만, 지금 당장 해결할 필요가 있는 것들을 먼저 압축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의대생들의 교육 문제 해결이 의정갈등 해소에 필수적인 요건이라고 봤다. 한 위원장은 “(현재 의정갈등에서는) 특히 학생들의 교육 문제가 중요하다”며 “24, 25학번 분리와 트리플링 문제를 지금 해결하지 않는다면 의대 교육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교육 정상화를 통해 의사 수급도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이달 22일 한 위원장은 김동건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 김은식 세브란스병원 전공의 대표와 함께한 본보 인터뷰(6월 22일자 A10면)에서 “남의 의견을 대변하려면 소통을 많이 해야 한다. 그런데 소통 부재가 좀 있었다”며 “고착화되다 보니 불만들이 다양한 목소리로 표현됐다”고 말했다. 이후 박 전 비대위원장은 “한성존, 김은식(세브란스병원 전공의 대표) 선생님의 동아일보 인터뷰는 기사를 통해 알게 됐다”며 “일 년 반을 함께 고생했던 동료이자 친구라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나 보다. 끝내 한마디 설명도 듣지 못했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소통형’ 사직 전공의가 대표로 당선되면서 의정간 대화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전과 다른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고 그 상황에 작용하고 있는 에너지 중에 큰 부분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화를 해보자. 내부적으로도 소통을 좀 더 강화하자’ 이런 에너지가 어느 정도 작용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대화 가능성 그리고 대화할 때의 폭들이 전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커졌다”고 말했다.

●“결정 전공의들과 투명히 공유할 것”

이날 선출 직후 한 위원장은 대전협 비대위 내부에 공지를 남겼다. 그는 “의료정상화 아젠다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며, 전공의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성급한 합의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비대위는 모든 과정과 결정을 전공의들과 투명하게 공유하며, 그 뜻을 따르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적었다. 또 “전공의들의 미래를 위한 책임 있는 판단을 내려주신 대의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전공의 단체 내에 지역협의회를 구성해 지방 수련병원 소속 전공의들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도 밝혔다. 공지문에서 한 위원장은 “6개 구분에 따라 지역협의회를 구성해주기 바란다. 의결권 수와 지역형평성을 고려해 나눈 것”이라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원래부터 지역협의회 구성 관련 내용은 회칙에 있었다”며 “모든 전공의들과 원만하게 소통하기 위해서는 소통할 수 있는 구조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