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되었던 동결이었지만 시장은 안도했습니다. 연준이 올해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하고, 경제가 여전히 견고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파월 의장의 발언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입니다.
주요 지수는 모두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S&P500지수는 오늘 1.08% 상승한 5675.29로 마감했고요. 다우존스산업지수는 0.92% 오른 4만1964.63, 나스닥종합주가지수는 1만7750.79로 각각 끝났습니다.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직후에는 이보다 조금 더 올랐다가 막판에 상승폭을 다소 줄여서 마감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선물 가격에 반영된 올 연말 금리 전망치는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을 완화적이라고 받아들였습니다. 기자회견 전에는 올 연말까지 두 번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세 번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보다 조금 더 많았는데요. 지금은 세 번 인하 쪽이 조금 더 우세해졌습니다. 급격한 변화는 아니지만, 그동안 워낙 강경한 관세 정책이 쏟아져 나와서 위축되었던 시장이 연준의 대응에 대한 기대를 되찾았다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이날 파월 의장은 관세 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크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했습니다만 구체적으로 얼마나 이를 반영해야 하느냐는 부분에서는 계산하기가 어렵고 아직 정책이 확실하지 않다는 이유로 명쾌하게 답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단기 인플레이션 기대치와 달리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크게 상승하지 않았고, 잘 고정되어 있다고 설문조사 결과를 설명했는데요.
관세를 매겨서 소비자 가격이 상승한다 하더라도 그 효과는 일회성일 것이라는 분석을 뒷받침하는 부분이었습니다.
다만 시장에선 연준이 이를 좀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작년까지 클리블랜드 연준을 맡았던 로레타 메스터 전 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연준이 인플레이션 기대 움직임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면서 자신이 클리블랜드 총재를 계속하고 있었다면 금리인하에 대해 더 보수적이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관세 자체가 일회성으로 반영된다 하더라도 경제 전반에 인플레이션 심리가 자리잡는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커넥트원뱅크의 프랭크 소렌티노 CEO는 “모두가 관세를 인플레와 동일시하는 것 같다”면서 사람들이 “내가 하는 일에 대해 더 많은 비용을 청구해야겠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는 듯 하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관세로 인해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달라지면서 경제 전반에 미치는 인플레 영향이 생각보다 길고 강할 수도 있어서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입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