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농구대표팀 이현중(오른쪽)이 13일 안양정관장아레나에서 열린 일본과의 평가전 도중 골밑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안양|뉴시스
남자농구대표팀에 합류한 이현중(25·202㎝)은 11일과 13일 열린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일본과의 1차전에서 28분32초를 뛰며 25점·6리바운드·2스틸·1블록을 기록했다. 필드골 성공률은 53%였다. 2차전에서는 22분18초만 소화했고, 19점·12리바운드·4어시스트·2스틸·1블록으로 좀 더 다양한 역할을 해냈다. 필드골 성공률은 무려 78%였다. 3점슛은 6개를 시도해 5개를 적중시키는 등 빼어난 외곽슛 감각을 뽐냈다.
2024~2025시즌 호주프로리그(NBL)에서 활약한 이현중은 올해 3월 시즌을 마친 뒤로 미국프로농구(NBA) 서머리그 도전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그 덕분인지 다른 선수들보다 대표팀 합류가 늦었음에도 좋은 컨디션과 경기력으로 대표팀의 경쟁력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그는 3일 입국해 4일 진천선수촌에서 대표팀에 가세했지만 한창 시즌을 치를 때와 차이가 없는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게 일본과의 2차례 평가전에서 드러났다.
국내에서 연세대학교를 방문해 연세대 선수들과 연습경기를 하고 있는 이현중. 사진제공|에픽스포츠
그는 NBL을 마친 뒤 한국으로 돌아와 2개월 동안 쉼 없이 운동했다. 고양 소노 코칭스태프의 일원이 된 타일러 가틀린 코치와 주 5회 운동을 실시했다. KBL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과 함께 훈련할 기회를 통해 경기 감각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애썼다. 대학팀과 연습경기를 뛰는 등 휴식 대신 훈련에 집중했다.
미국 새크라멘토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중인 이현중. 사진제공|에픽스포츠
그런 뒤 그는 미국으로 향했다. NBA 서머리그 출전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를 하기 위해서였다. 미국 새크라멘토에 있는 트레이닝센터에서 서머리그 혹은 NBA 새 시즌을 준비하는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강도를 높였다. 하루에 기본 훈련만 3차례. 이를 일주일 내내 반복하는 스케줄로 호흡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NBA 서머리그 2팀에게 제안을 받았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의 조건이 아니었던 그는 대표팀 합류를 위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NBL을 마친 뒤 약 3개월 정도 그는 쉬지 않고 달렸다. 거의 완벽한 몸 상태로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었고, 짧게만 훈련하고 실전에 나섰지만 최고의 경기력을 과시했다. 장점인 외곽슛을 포함한 공격 능력뿐 아니라 수비에서의 공헌도도 좋았다. 루스볼을 잡아내기 위해 몸을 던지고, 거친 몸싸움을 이겨내는 등 정신적으로도 성숙된 모습을 보였다. 준비 과정이 좋았던 만큼 다가올 카타르와 평가전뿐 아니라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본선에서의 좋은 활약도 기대가 된다.
이현중의 비시즌 훈련을 곁에서 지켜본 그의 에이전트사 에픽스포츠의 김병욱 대표는 “이현중 선수의 얘기를 들어보니 여느 해보다 비시즌 훈련을 알차게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덕분인지 일본과 평가전에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공격적인 장점보다 수비와 허슬을 보여준 대목이 좋았던 것 같다. 이현중 선수도 비시즌 훈련을 하는 과정에서 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평가전에서 잘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그는 NBA에 도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중이다. 시즌과 비시즌을 구분하지 않고 훈련에 집중하며 기량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쉬지 않고 있다. 그렇게 2년이 넘는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아직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대표팀 내에선 확고한 위치에 올라섰다. 선수들에게 비시즌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현중이 몸과 실력으로 보여주고 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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