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관세는 맛보기였다. 트럼프 정부가 중국의 대미 투자 규제 및 중국산 선박 사용에 대한 수수료 부과,멕시코의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 요구 등 중국을 겨냥한 무역 압박 수위를 본격적으로 끌어 올렸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의 외국인 투자 위원회에 기술, 식량공급, 농장, 광물, 천연자원, 항구, 운송터미널 전략적 부문에 대한 중국의 대미 투자를 억제하라고 지시하는 메모를 전달했다. 트럼프의 메모를 전달받은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는 미국의 기업이나 부동산을 매수하는 외국 자본의 인수 내용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중국의 북미 투자는 지난 해 말 미국 대선 직전부터 팬데믹이 가장 심했던 시기보다도 더 줄었다. 미국의 컨설팅 회사 로듐 그룹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지난 분기에 캐나다, 멕시코, 미국에 1억 9,100만 달러의 신규 투자를 발표했다. 1년전 동기보다 90%이상 감소한 것이다.
중국의 대미투자를 억제하도록 한 메모가 공개된 후 중국 정부는 워싱턴에 경제 및 무역 문제를 정치화·무기화 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정부는 또 멕시코 관리들에게 중국산 제품에 대해 멕시코 자제도 세금을 부과할 것을 요구했다. 중국 기업들은 트럼프의 첫번째 임기때 관세를 피해 멕시코로 생산 시설을 대거 옮긴 적이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다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한데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등이 지난 20일 멕시코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경제장관 등과 만나 25% 관세를 피하려면 멕시코가 자체적으로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요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이와 함께 중국에서 제작된 상업용 선박 사용시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소식에 24일(현지시간) 인민해방군과의 관련성으로 미 국방부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코스코 쉬핑 주가가 홍콩 증시에서 8.3% 급락하는 등 중국 선박 주식과 해운 기업 주가는 하락했다. 상하이에서 오후 12시 30분 기준으로 거래된 위안화는 달러 대비 환율이 0.2% 상승하여 7.2359로 하락했다.
중국산 선박에 대한 수수료 계획 개요에는 미국산 제품의 일부를 미국 선박으로 옮겨야 한다는 의무 조항도 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 때 시작돼 트럼프가 취함기 며칠전 보고서로 끝난 중국의 해상, 물류 및 조선 산업 관행에 대한 조사에서 시작된 것이다.
중국의 글로벌 조선 용량 점유율은 지난 10년간 급증해 세계 신조선의 약 절반을 차지했다. 분석 플랫폼 베슬밸류에 따르면, 중국 선박의 선적 가치는 1월에 2,552억 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가치를 기록했다. 일본은 2,314억 달러로 2위를, 미국은 1,164억 달러로 4위를 차지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러한 조치들은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동안 중국을 표적으로 한 가장 광범위하고 강력한 조치로 분석됐다.
워싱턴의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수석 연구원인 마틴 초르젬파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양보로 대규모 투자를 제안하기를 바란 베이징에게는 실망스러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경우처럼 미국 정부가 회사 인수는 금지해도 지분 투자는 열어둔 것처럼 중국이 미국과 협상할 때 대규모 투자를 카드중 하나로 고려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UBS 그룹은 미국의 연·기금들이 최근 중국의 AI 등 하이테크 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리려는 움직임이 있는 가운데 이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해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가 2,950억달러에 달하는 가운데 트럼프는 중국과의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으나 취임 직전에는 60% 관세 부과를 위협하기도 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