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휴전, 4주 만에 파국 위기…15일 인질 석방 ‘분수령’

4 weeks ago 13

네타냐후 “15일까지 인질 석방 안 하면 전투 돌입”
하마스 “이스라엘 합의 위반” 주장하며 석방 연기
트럼프도 “전원 석방” 압박…일각 “가자 점령 반발”

11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자발리아에서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이스라엘군의 공습과 지상 작전으로 파괴돼 일부만 남은 집 건물에 벽을 대신할 천을 치고 생활하고 있다. 하마스가 인질 석방을 연기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가자지구 휴전 합의가 4주 만에 파기될 위기에 놓였다. 2025.02.12 자발리아=AP 뉴시스

11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자발리아에서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이스라엘군의 공습과 지상 작전으로 파괴돼 일부만 남은 집 건물에 벽을 대신할 천을 치고 생활하고 있다. 하마스가 인질 석방을 연기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가자지구 휴전 합의가 4주 만에 파기될 위기에 놓였다. 2025.02.12 자발리아=AP 뉴시스
가자지구 휴전이 발효 4주도 채 안 돼 파국 위기에 놓였다.

하마스가 휴전 합의 위반을 주장하며 예정된 인질 석방을 연기한 가운데, 이스라엘과 미국은 15일까지 인질을 석방하지 않으면 휴전을 취소하고 공격을 재개하겠다며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11일(현지 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안보내각 회의 후 발표한 영상 성명에서 “하마스가 토요일 정오까지 인질을 돌려보내지 않으면 휴전은 종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휴전 취소와 함께 “이스라엘 방위군은 하마스가 완전히 패배할 때까지 격렬한 전투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군은 남부사령부에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휴가 취소를 명령하는 등 병력을 강화에 나섰다.

◆하마스, 15일 인질 석방 연기…“이스라엘이 합의 위반”

이번 갈등은 하마스가 예정된 인질 석방을 이행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불거졌다.

하마스는 지난 10일 이스라엘이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며 15일 예정된 인질 석방을 이행하지 않겠다고 으름장 놨다.

이스라엘 군대가 팔레스타인 피란민의 귀환을 방해하고 있으며, 구호품 유입도 막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어 이날 휴전 합의 이후 이스라엘 폭격으로 최소 92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합의 위반을 부인하고 있다.

◆트럼프 “15일 정오까지 전원 석방”…이스라엘 “인질 귀환 없인 추가 협상 없다”

이스라엘을 전폭 지원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즉각 하마스에 인질을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토요일(15일) 정오까지 인질들이 모두 돌아오지 않으면 (휴전을) 취소할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이 제시한 시점까지 인질이 전원 석방되지 않으면 “지옥이 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마스는 당초 인질 3명을 석방할 예정이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인질 석방”으로 요구를 확대한 것이다.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안보내각도 11일 트럼프 대통령 인질 석방요청을 만장일치 지지하며 호응했다.

하마스가 6주간 1단계 휴전에서 석방할 인질은 17명 남아 있다. 이 중 9명이 생존한 것으로 추정된다. 양측은 이후 2·3단계 휴전 합의에서 남은 59명 석방 계획을 협상할 예정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15일 인질을 석방하지 않으면 이후 휴전 논의도 없다는 입장이다. 한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는 “하마스가 협정을 위반한 것”이라며 “인질 귀환 없인 협정 이행이나 2단계 협상에 진전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하마스 “이스라엘이 합의 위반” 반복…트럼프 ‘가자 점령’ 발언 영향?

하마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을 경시하면서도 예정대로 인질을 석방할지 언급은 않고 있다.

사미 아부 주리 하마스 대변인은 이날 AFP에 “양측이 존중해야 할 합의가 있다는 걸 트럼프는 기억해야 한다”며 “이것이 인질들을 돌려보낼 유일한 방법”이라고 대응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위협은 아무 가치가 없으며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하마스는 이날 저녁 낸 성명에서 “(이스라엘) 점령군이 준수하기로 약속한 협정에 전념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이야말로 약속을 지키지 않아 모든 문제와 지연을 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점령 구상이 하마스의 입장 변화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팔레스타인인을 인접국으로 강제 이주한 뒤 미국이 가자지구를 소유해 부동산 개발한다는 아이디어를 내자 이에 대한 반발 차원이라는 해석이다.

다만 하마스는 이번 인질 석방 연기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점령을 거론하진 않고 있다.

◆후티도 “휴전 깨지면 공격 재개”…국제사회 “양측 합의 이행해야” 촉구

이란 지원을 받는 ‘저항의 축’ 세력 예멘 후티 반군도 이스라엘이 휴전 합의를 파기하면 공격을 재개하겠다고 경고에 나섰다.

압둘말리크 알후티 후티 지도자는 이날 “가자지구에서 작전이 재개되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후티는 2023년 10월 가자 전쟁 발발 이후 팔레스타인과 연대를 표방하며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고 이스라엘로 직접 미사일을 발사했다.

지난달 19일 휴전 합의가 발효되자 홍해에서 선박 공격을 제한하겠다고 발표했었다.

국제사회는 양측에 합의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엑스(X, 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가자지구에서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적대 행위 재개를 피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하마스는 인질 석방 계획을 진행하라”며 “양측은 휴전 협정 약속을 완전히 준수하고 진지한 협상을 재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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