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철강 관세 이어 소고기도 압력…“30개월 이상 수입금지 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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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부과하는 첫 관세인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가 12일(현지 시간) 발효됐다. 이에 따라 미 동부 시간 기준 이날 0시 1분(한국 시간 12일 오후 1시 1분)부터 한국을 비롯한 모든 나라는 미국에 철강과 알루미늄을 수출할 때 25% 관세를 부과받게 됐다. 또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최근 진행한 불공정 무역관행 파악 조사에선 미 축산업계가 ‘30개월령 미만 미국산 소고기’만 수입을 허용하는 한국의 정책에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세 폭풍’에 이어 ‘소고기 수입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관세 부과는 지난달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포고문에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 관세를 각각 부과했지만, 이번엔 알루미늄 관세도 25%로 올렸다. 또 적용 대상도 두 자재를 활용한 창틀, 음료 캔 등 253개 파생 제품으로 확대했다. 앞서 한국은 2018년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연간 263만 t의 철강에 대해 면세 쿼터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모든 관세 예외 및 면제를 폐지했다. 업계에선 “미국 철강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국내 수출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와 함께 “25% 관세는 모든 국가에 적용되고, 쿼터 제한도 사라지는 만큼 오히려 매출이 늘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전세계 대상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가 시행되기 하루 전인 11일 USTR은 미국에 대한 불공정 무역관행 파악을 위해 업계로부터 의견을 받는 절차를 마감했다.》 USTR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서명한 각서에 따라 지난달 20일부터 자국 업계로부터 의견서를 받아왔다. 이를 토대로 USTR은 무역 피해를 파악하고, 필요한 조치를 검토해 ‘상호관세’ 적용 하루 전인 다음 달 1일까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총 728건의 의견서가 접수된 가운데 미 축산업계와 농업계에서 한국을 겨냥한 의견을 여러 건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미 전국소고기협회(NCBA)는 의견서에서 “월령 제한이 한국에서 민감한 이슈라는 건 알지만 이미 중국, 일본, 대만은 미국산 소고기의 안전성과 품질을 인정해 30개월 월령 제한을 없앴다”며 “한국과의 협의를 통해 이를 없애고, 과학에 근거한 무역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다음달 2일부터 적용 예정인 ‘상호 관세’ 때 다양한 비(非)관세 장벽도 감안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그간 미국에서 관심을 보여온 농축산물 관련 수입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한국은 미국산 소고기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다. 이에 따라 미국이 소고기 수입 확대를 압박할 경우 통상 당국은 이 점을 강조하며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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