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서 21년간 활약했던 김재호가 6일 잠실 KT전에서 열린 은퇴식을 끝으로 현역 생활에 공식적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김재호가 경기 전 은퇴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수비 훈련을 할 때 김재호보다 진지하게 임한 선수는 아직까지 없다.”
조성환 두산 베어스 감독대행(49)에게 ‘천재 유격수’ 김재호(40)는 남다른 존재였다. 현역 시절(당시 롯데 자이언츠)에도 김재호에게 “같이 키스톤(2루수-유격수) 콤비로 뛰어보고 싶다”는 진심을 전하기도 했었다.
2004년부터 2024년까지 두산에서만 현역 생활을 했던 김재호는 남다른 수비력을 자랑하며 팀 전력에 큰 힘을 보탰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일찌감치 은퇴 의사를 밝힌 그는 6일 KT전에서 열린 행사를 통해 공식적으로 프로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경기는 일찌감치 2만3750석 전석이 매진됐다. 경기 전부터 김재호의 마지막 모습을 눈에 담으려는 팬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조 감독대행은 현역 시절 김재호와 호흡을 맞추진 못했지만, 두산의 1군 수비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2018년부터 그와 함께하며 사제의 정을 쌓았다. 김재호의 사진과 ‘올타임 No.1 유격수’라는 문구가 새겨진 대형 현수막 앞에서 “와 멋지다”고 감탄하며 사진촬영을 한 그는 “두산에서 함께한 김재호는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좋은 선수였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김재호는 자신의 이름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달려온 선수다. 좋은 기억만 있다”며 “무엇보다 수비 훈련을 할 때 김재호보다 진지하게 임한 선수는 아직까지 없다”고 말했다. 김재호 역시 “100% 동의한다. 행동으로 보여주기 위해 더 많이 노력했던 것 같다”고 인정했다.
이강철 KT 감독(59) 역시 김재호를 향해 찬사를 쏟아냈다. 이 감독은 두산에서 2군 감독과 수석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했던 2017~2018년 김재호와 함께한 바 있다. 이날 은퇴식 행사에서도 “김재호를 멋지게 보내줄 수 있다면 우리는 괜찮다. 하고 싶은 것 다 해도 된다”고 품격을 보여준 이 감독은 “김재호는 후배 선수들이 꼭 보고 배워야 할 선수다. 수비를 정말 열심히 해서 기회를 받으며 KBO리그의 레전드로 성장했다. 정말 짜증나게 수비를 잘했던 선수”라고 돌아봤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Copyright © 스포츠동아.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