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1 챔피언십의 사실상 결승전이라 할 수 있었던 한국과 일본의 대회 남자부 최종전이 열린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은 각국 축구협회장들은 물론, 취재진의 열기로 들끓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한일전은 예전 같지 않다는 말도 있지만, 그래도 한일전은 한일전이다.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의 사실상 결승전이라 할 수 있었던 한국과 일본의 대회 남자부 최종전이 열린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은 각국 축구협회장들은 물론, 취재진의 열기로 들끓었다.
이날 현장에는 고조 다시마 전 EAFF 회장을 비롯해 미야모토 츠네야스 일본축구협회 회장, 산 길 발렌티노 EAFF 조직위원장, 송카이 중국축구협회 회장, 에릭 카이 샨 폭 홍콩축구협회 회장 등 각국 축구 수뇌부가 집결했다.
이날 오전 수원에서는 EAFF 임시총회가 열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차기 EAFF 회장으로 추대되기도 했다. 회의 직후 EAFF 고위 관계자와 집행위원들은 곧바로 용인으로 이동해 한일전을 현장에서 참관했다.
이번 대회를 취재하기 위한 일본 언론의 열기도 뜨거웠다. 대회 전부터 65명의 일본 취재진이 등록했고, 대회 기간 총 200여명에 달하는 각국 취재진이 용인뿐 아니라 여자부 경기가 열린 수원과 화성 등을 오가며 경기장을 누볐다. 특히 15일 열린 한일전을 위해 현장을 찾은 취재진은 100여명에 가까웠다. 경기 하루 전 비가 쏟아졌던 수원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 훈련 현장에도 50명이 넘는 취재진이 몰렸다. 일본 기자들 일부는 서울에 숙소를 잡고 용인까지 ‘출근’하며 현장을 지켰다.
관중의 반응도 달아올랐다. 중국전엔 4000여 명, 홍콩전엔 5000여 명 수준이었지만, 한일전 당일엔 1만 명에 달하는 관중이 용인미르스타디움을 메웠다. 평소같은 A매치 열기는 아니었지만, 한일전의 분위기는 충분히 나왔다.
2022년 일본 대회 이후 3년 만에 열린 EAFF E-1 챔피언십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인적 교류가 이뤄진 대회였다. 흔히 한국, 일본, 중국, 홍콩만 참여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북한, 대만, 마카오, 몽골, 괌, 북마리아나제도까지 포함해 총 10개국이 EAFF에 가맹돼 있다. 단순한 동아시아를 넘어 태평양과 중앙아시아 일부까지 아우르는 ‘범동아시아 축구 단체’다.
물론 과거와 달리 한일전의 관심도는 줄어들었다. 그러나 경기장의 열기와 취재 열풍은 여전히 식지 않았다. 양국 축구의 자존심이 걸린 맞대결의 긴장감은 여전했다.
용인|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용인|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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