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톡톡] 결혼 상대 찾아 해외로 눈 돌리는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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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톡톡] 결혼 상대 찾아 해외로 눈 돌리는 2030

과거 한국 사회에서 국제결혼은 주로 농촌이나 지방의 중장년 남성의 선택지로 여겨졌다. 경제적 여건이나 사회적 배경 때문에 한국 여성과 결혼이 어려운 경우 동남아시아 여성과의 결혼이 대안처럼 자리했던 것이다. 이른바 ‘농촌 총각 국제결혼’은 한때 사회 문제로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국제결혼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는 듯하다. 이제는 더 이상 결혼 적령기를 넘긴 남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사회 활동을 막 시작한 젊은 MZ세대 남성의 현실적 대안이 되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해 한국 남성과 일본 여성의 국제결혼이 1176건으로 전년 대비 40%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이 현상의 배경에는 ‘경제’라는 뼈아픈 현실이 자리한다. 한국에서는 결혼 시 남성이 집을 마련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이 존재한다.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10억원을 넘어서는 시대에 신혼집 마련은 청년 세대에 불가능에 가까운 과제가 됐다.

반면 일본 여성은 결혼 과정에서 금전적 부담을 요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결혼은 집이 아니라 함께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것이다. 물론 일본에는 ‘전세’라는 한국 특유의 주거 형태가 없고 ‘월세’가 일반적이어서 결혼 시 부담이 덜하다는 것은 맞지만 이런 인식 차이 때문에 한국의 젊은 남성이 일본 여성과의 결혼을 선호하게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흐름일 수 있다.

안타까운 것은 결혼이 개인의 사랑과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적 부담을 견딜 수 있는가’의 문제로 전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랑은 뒤로 밀리고 집값과 결혼 비용이 앞자리에 앉아버린 사회에서 청년의 선택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런 흐름은 새로운 산업까지 만들고 있다. 최근 일부 결혼 중개업체는 일본에 진출해 한국 남성과 일본 여성의 만남을 주선하는 서비스를 새로운 성장 산업으로 삼고 있다. 사랑과 가정이라는 개인의 영역이 글로벌 ‘결혼 비즈니스’의 무대에서 거래되는 셈이다.

물론 모든 국제결혼이 이런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과거에는 나이 많은 남성이 동남아 여성과 결혼하며 ‘가정을 꾸릴 기회’를 찾았다면, 이제는 젊은 세대마저 경제적 짐을 피해 국경을 넘는 선택을 하고 있다. “집 없는 결혼은 불가능하다”는 고정관념이 바뀌지 않는다면 한국의 젊은 세대는 점점 더 결혼을 포기하거나 국경을 넘어야만 하는 상황에 내몰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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