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국내 ETF 시장의 양대 산맥인 삼성자산운용의 ‘KODEX ETF’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ETF’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상반기를 결산해보면, 두 운용사 사이 점유율은 벌어졌지만, 개인 순매수 점유율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우위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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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챗GPT) |
삼성운용 vs 미래운용…개인 선택은?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삼성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38.6%로 마무리했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33.5%였습니다. 올해 초 두 운용사 간 격차는 2.4%포인트 차이였지만, 상반기 5.1%포인트 차이로 벌어졌습니다.
다만, 내용만 따져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황도 그리 나쁜 것은 아닙니다. 올해 상반기 개인 투자자의 선택을 받으며 개인 순매수 점유율에서 전체 운용사 중 1위를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개인 투자자 점유율은 42.6%입니다. 개인들은 27조 1065억원 규모의 TIGER ETF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2위는 삼성자산운용으로 33.2%, 3위는 한국투자신탁운용(10.8%)로 집계됐습니다.
그러나 삼성자산운용도 지난달부터 반전을 꾀하고 있습니다. 월별 기준으로 살펴보면, 1월 삼성자산운용의 ‘개인 순매수 유입 점유율’은 16%, 미래에셋자산운용은 46%였지만, 6월엔 삼성자산운용의 점유율이 43%,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8%로 크게 앞섰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난달 국내 주식형 개인 순매수 1위는 ‘KODEX 200’ ETF로 2416억원 규모의 개인 자산이 유입됐습니다. ‘KODEX 증권’에도 872억원의 개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전체 국내 주식형 ETF 중 개인 순매수 순위 3위를 차지했습니다. 6월 기준 미국 대표지수형 개인 순매수 1위, 2위는 각각 ‘KODEX 미국 S&P500’, ‘KODEX 미국 나스닥 100’ ETF가 차지하면서 삼성자산운용이 우위를 보였습니다.
이는 삼성자산운용이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대표지수 ETF 2종에 대해 자동 재투자해왔던 배당금을 2029년까지 15개 분기 동안 지급하기로 결정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삼성자산운용은 토탈리턴(TR)형에서 분배금 지급형(PR)으로 상품 유형이 변경되면서 2021년 4월∼2024년 12월 동안 해당 ETF에서 발생하는 배당금을 올해 7월부터 2029년 1월까지 지급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그간 삼성자산운용이 ‘KODEX 200’, ‘KODEX 레버리지’ 등 국내 대표 지수 ETF에서 우위를 점해왔는데 이제는 약점으로 꼽혔던 해외 주식형도 보수 인하, 마케팅 등으로 보완하면서 개인 자금을 끌어오고 있는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 잡아라…관건은 주요국 대표 지수 ETF
금융투자업계는 ETF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 비중이 커지고 있고,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요소가 강조되고 있는 만큼 개인 투자자의 선택을 받는 곳이 곧 하반기 우위를 점하는 운용사일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두 운용사 간 경쟁의 관전 포인트는 단연 주요국 대표 지수형 ETF입니다.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이는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올해 상반기 개인 순매수 상위 ETF 5위까지 모두 주요국 대표 지수와 관련된 ETF였습니다. ‘TIGER 미국 S&P500’, ‘KODEX 200선물인버스2X’, ‘KODEX 미국 S&P500’, ‘KODEX 미국 나스닥 100’, ‘TIGER 미국 나스닥 100’ ETF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운용업계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의 올해 ETF 분야에서 하반기 목표가 시장 점유율 40%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과거에 비해 점유율이 다소 하락한 가운데 이를 다시 끌어올려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입니다.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 입장에서는 1위와의 격차를 최대한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선 상대적으로 약세인 국내 주식형 ETF에 대한 입지 강화와 함께 그간 회사가 강조해 온 중국 ETF 부문의 성장세가 관건이라고 보고 있습니다.